[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천연가스는 2006년 6월 30일 1000입방피트 당 10.435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유지해왔다. 셰일을 통한 가스 채굴 등의 영향으로 올해 4월에는 10년래 최저치인 1.902달러를 기록하는 등 천연가스 가격은 한동안 저렴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같은 천연가스의 가격 안정세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등장했다.블룸버그통신은 2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에서 천연가스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1000입방피트 당 당 3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4월 연저점 대비했을 때 62% 가량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통신은 예상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냉방수요가 커진데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포브스는 천연가스 가격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적인 가격 상승 요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가격 예상폭도 현재 가격대의 2배가 넘는 8달러 선이다. 포브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저장되는 천연가스의 양은 280억입방피트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이맘때 670억입방피트가 저장됐다는 점과, 지난 5년간의 저장량 평균치가 740억입방피트인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더욱이 지난주 발표된 천연가스의 저장량이 3조1630억입방피트였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9.2%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천연가스 수급구조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징후라는 것이다.2005년 이전만 해도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꾸준히 감소했고, 많은 이들은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새로운 채굴방법이 등장하면서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05년 당시 하루에 510억입방피트를 생산하던 미국은 2011년에는 하루에 662억입방피트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이 덕택에 천연가스는 빠르게 하락할 수 있었다. EIA는 올해 천연가스가 생산량을 하루 평균 689억8000만입방피트로, 소비량은 699억1000만입방피트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예상치라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첫째 지난 2개월간 실제 천연가스 생산량은 하루평균 640억입방피트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둘째, 천연가스 굴착하는 곳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22일에는 채굴장소가 486곳으로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셋째, 주요 가스 회사에서 천연가스 채굴 대신 액화천연가스 또는 석유 채굴로 업종을 바꾸는 사례가 종종 등장했다. 반면 천연가스 소비량은 EIA의 전망을 뛰어넘었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큰데다, 천연가스는 석탄 등에 비해 오염이 적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전력발전 등에서 천연가스 이용을 큰 폭으로 늘렸다. 여기에 상당수 대기업들이 청정에너지인 점을 들어 천연가스로 움직이는 차량을 대거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더욱이 셰일을 통한 채굴 방식도 점차 초기에 비해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각종 세금 및 오염방지 대책들을 거치게 되면서 생산단가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각종 변수들을 감안하면 현재의 천연가스 가격대에서는 생산기업들이 리스크를 안게 된다.1배럴에 해당하는 석유가 6000입방피트의 에너지량과 같은 점을 감안했을 때, 천연가스 1000입방피트가 3달러라면 유가는 배럴당 18달러 선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유가가 9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두 에너지간의 가격격차만을 고려할 때 천연가스는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는 반면에, 유가는 하락할 여지가 있다. 신규 채굴하기에 현재의 천연가스 가격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천연가스 생산량 줄어들게 되고, 자연 공급부족-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더운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에너지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허리케인 등으로 멕시코만의 천연가스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또는 겨울철마저 라니냐 현상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더욱 추워질 경우 천연가스의 수요-공급 균형점이 무너져 1000입당피트당 8달러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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