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끝내 파업으로..4년만에

노조의결..총 1350억원 생산차질 우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역대 세번째로 높은 지지를 얻으며 4년 만에 파업을 의결했다.이같은 높은 지지율은 주간 연속 2교대제ㆍ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계 핵심사안이 쟁점으로 떠오른데 따른 것이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을 감안하지 않은 현실을 외면한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4만4857명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979명 중 3만1901명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자 대비 찬성률은 77.85%로, 역대 세번째로 높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찬반 투표를 통해 2006년 80%대, 2002년 79%대의 찬성률을 기록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역대 세번째 수준으로, 이는 조합원들의 높은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2009년부터는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고, 가장 최근 2008년은 72%대"라고 설명했다.회사 관계자는 "최근 3년동안 파업을 하지 않았던데다 대선을 앞두고 금속노조와 연계하면서 파업찬성률이 높게 나온 것 같다"며 "회사측이 재교섭을 요구했으나 노조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확산과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노조가 대화를 거부하고 금속노조의 지침에 의한 정치파업에 참여키로 한 것은 경영상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자동차업계 노조의 파업철회와 협상복귀를 촉구했다.찬반 투표 가결에 따라 2009년부터 이어진 현대차의 3년 연속 무파업 기록은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날 기아차 노조 역시 총원 대비 67.3%, 투표자 대비 75%의 찬성을 기록해, 3년만의 파업이 예고된 상황이다. 기아차 노조의 투표 찬성률은 예년과 비슷하다.현대차와 기아차는 13일 주ㆍ야간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다. 오는 20일에는 현대ㆍ기아차가 속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차원의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의 쟁점은 '주간 연속 2교대제 개편'이다. 비정규직 철폐,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도) 철회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이는 현대ㆍ기아차뿐 아니라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계의 요구기도 하다.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안과 이같은 핵심안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기아차 노조 역시 기본급 15만1696원 인상과 주간 연속 2교대 도입, 작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입장차를 보였다.현대차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9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가 일괄제시안도 내놓지 않는 등 성실한 협상을 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사측은 이번 파업을 금속노조가 정한 투쟁일정에 맞춘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교섭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억지로 짜 맞춘 노조의 파업 결의"라며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부분파업으로 총 7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135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특히 앞서 부분파업에 돌입한 한국GM, 금호타이어에 이어 현대차, 기아차까지 파업을 결의하며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전반에 '하투'가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0일 조합원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ㆍ야간 각 3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고, 12일 주ㆍ야간 3시간씩, 13일에는 4시간씩 파업할 계획이다. 이로인해 3000여대 이상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노조 또한 10일부터 경고파업을 시작했다. 최근 이틀간 경고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하루 생산본(9만본)의 25~30%수준으로 파악된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개선되며 내년 워크아웃 졸업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파업불똥을 맞게 돼 더욱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금호타이어는 노조파업이 직장폐쇄 조치로까지 이어지는 노사갈등을 겪은 바 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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