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1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중소기업을 하는 최모 사장(61). 최 사장은 최근 사금융을 찾았다. 운전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최 사장이 사금융까지 들어간 데는 이유가 있다. 운전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찾았지만, 매출 규모가 10억 원이 안 돼 영세한데다, 집 담보 등으로 이미 운전자금을 가져다 써 더 이상 대출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사업초기 친인척으로부터 돈을 빌려 써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급박해진 최 사장은 연 20%대 사금융에서 5000만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6개월만 쓰겠다고 했지만 당장 이자를 갚을 길이 막막하다. #2 산업용 기계부품을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는 경기도 시흥스마트허브(옛 반월시화공단)내 A기업. 연 매출 700억 원을 자랑하는 이 기업이 최근 복병을 만났다. 생산품의 60%를 수출하는 유럽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면서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낀 것. 이 회사는 수출다변화 전략과 조업단축 등 비상대책을 강구 중이다. 그러나 1년 전부터 매출이 30%가량 줄면서 인원감축 등을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 고 모 사장은 "유럽 발 금융위기가 지난 2008년 미국을 강타한 금융위기 만큼이나 수출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우리처럼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당장 매출이 뚝 떨어져 자금회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경기도내 영세 및 수출중소기업들의 자금줄이 타 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중기 자금을 쏟아내고 있다고 연일 발표하지만, 현장에서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돈맥경화'는 심각하다. 화성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수혜기업은 어느정도 기준을 맞춘 기업들"이라며 "영세한 기업들은 이들 지원자금의 혜택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은 하반기 29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추가로 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총 지원자금은 3조6230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중 30%는 창업자금이다. 기존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일시적 경영애로자금' 명목의 328억 원이 전부다. 산업은행도 매출액 50억 원이하 소기업들이 10억 원 이하의 자금을 받을 경우 대출심사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세 기업들은 문제는 대출심사 간소화가 아니라,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유럽 발 금융위기와 내수부진이 맞물리면서 중소기업들의 매출까지 뚝 떨어지면서 자금난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침체에 따른 가계 부실대출을 우려해 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부동산경기 침체로 가계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에 대해서도 대출 문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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