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고심, 성남 부진의 진짜 속사정은?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구심점이 필요하다.’내리막을 걷고 있는 성남일화의 가장 큰 고민이다. 시즌 개막전 ‘트레블’ 달성을 노렸던 성남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와 FA컵 조기 탈락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마지막 남은 K리그 성적 또한 신통치 않다. 타 구단에 비해 한 경기를 더 치르고도 6승4무10패(승점 22)로 10위에 머물렀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른 6차례 경기에서도 1승1무4패에 그쳤다. 대전, 인천, 강원 등 시·도민 구단을 상대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성적부진의 원인으로 이적생의 불협화음에 초점이 모아졌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한상운, 요반치치, 윤빛가람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의 애타는 심정 또한 마찬가지다. 3일 서포터스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신 감독은 “지난해 FA컵 우승 직후 한상운과 윤빛가람 영입에 성공하면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요반치치도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충분히 한국에서 통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면서도 “세 선수 모두 감정의 동물이라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팬들과 마찬가지로 기대가 컸는데 그 만큼 실망을 많이 느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 줄 구심점이 없다는데 있다. 감독, 코칭스태프와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을 다독일 수 있는 맏형 같은 존재가 절실하다. 실제 신태용 감독은 부임 이후 구심점 역할을 책임진 고참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김진용, 이호, 김정우 등이 버틴 2009년 K리그 준우승에 이어 이듬해 조병국과 전광진, 김철호 등을 앞세워 ACL 정상에 올랐다. 주축 멤버들의 이적과 군 입대로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지난해 외국인 주장 사샤를 중심으로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고참 사샤가 카타르 리그로 이적했고 연장자인 황재원은 부상으로 출전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남궁웅 또한 잦은 부상공백과 팀 내 입지 문제로 리더 역할을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20대 초반 멤버가 주를 이룬 성남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신 감독은 “예전 선수시절과는 달리 현재 우리 팀은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감독으로서 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어려울수록 팬들이 힘이 되고 선수들을 도와줘야 한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을 다독이고 경기를 전체적으로 리드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응집력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당장은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7월부터 분위기 쇄신을 선언한 신 감독은 최근 잇단 퇴장으로 선수단 사기에 영향을 미친 윤빛가람을 2군으로 내려 보내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사샤의 빈자리를 대신해 김성환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고 부 주장 선임은 선수들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임대계약이 끝난 에벨찡요의 공백은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레이나로 메웠다. 반등을 노리며 제 2의 시즌을 준비하는 성남의 야심찬 각오가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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