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은행들의 책임 떠넘기기 횡포 속에 건설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경남기업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위기는 건설사업과는 관계없이 금융권이 촉발했고 금융권의 협의로 풀렸다. 은행들이 자금 지원을 서로 미루면서 돈맥경화 증세가 나타났지만 장고 끝에 은행들의 협의가 일단락되면서 한 숨 돌린 상태다. 13일 금융권과 경남기업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남기업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250억원의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선다. 채권은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대주단은행이 서로 등 떠밀기를 하다 겨우 합의점을 찾았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말부터 265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연체 중이다.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타워 사업과 관련한 리파이낸싱이 안돼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경남기업은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타워사업을 진행하면서 총 4000억원의 PF를 일으켰다. 이후 1100억원이 증액돼 5100억원 규모로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경남기업은 650억원의 공사대금을 먼저 투입했다. 이어 경남기업은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베트남PF대주단인 우리은행에 PF 리파이낸싱 자금을 상환 재원으로 하는 500억원 규모 긴급 브릿지론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경남기업에 13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1대1 비율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신한은행은 베트남 사업 문제이니 우리은행이 더 많은 돈을 지원해야 한다고 버텼다. 이러는 동안 경남기업은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다.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12일 부행장 회동을 갖고 전향적으로 자금 지원에 동의해 사태는 가까스로 해결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의 자금지원 배경이다. 이를 통해 경남기업은 연체중인 대출부터 막고 리파이낸싱을 위한 자금 수혈에 들어간다. 1000여개에 달하는 하도급·협력사까지도 줄도산할 위기에서 기사회생하게 됐다. 건설사 자금지원을 둘러싼 은행들의 핑퐁게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PF대출의 돈줄을 죄며 은행들이 등을 돌렸다. 풍림산업, 삼부토건 등이 이같은 은행들의 외면 속에 나가떨어졌다. 경남기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이같은 일이 재탕 삼탕 되지 않기를 바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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