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르면 내달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11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라면 자신은 '비주류의 비주류'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한국의 룰라(좌파출신의 브라질 전 대통령)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김 지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치에세이 '아래에서부터'의 출판기념회를 오는 12일 창원에서 갖고 대권행보의 채비에 나선다. 김 지사는 13일 부산대 특강에 이어 광주,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달말까지 경남지역 순방과 중국 출장 등의 도정(道政)을 챙긴 뒤 임기 2년이 지난 7월경 대선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 지사의 이번 책은 김 지사를 지지하는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치분권연구소에서 출간했으며 원 의원과 김재윤 민병두 최재천 등 민주당 현역 1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 책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한 자신의 인생역정과 성공스토리를 부각시키며 서민정치와 섬김의 정치를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는 "노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라면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라며 "주류사회와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에게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임명이라는 혜택을 입었지만 노대통령의 참모나 부하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김 지사는 "노 대통령과 나는 차이점도 분명 있다"면서 "내가 행정가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했다면 노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인으로 살았다.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으면서도 활동하는 공간은 달랐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연구(지방자치실무연구소) 분야에서 특히 뛰어났다면 자신은 실천(지방자치개혁연대) 분야에서 발로 뛰었다고도 했다.자신의 인생역정과 관련해서는"큰누나는 서울 대림시장에서 40년 넘게 생선장사를 하고 있다"며 "서독 광부 출신인 큰형은 귀국 이후 개척교회 목사를 거쳐 현재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둘째형은 어머님을 모시고 농사를 짓다가 내가 귀향하자 부산으로 가 회사 경비원이 됐다"면서 "셋째형은 80년대 중동 건설호황 때 이라크 노동자로 나가 나와 동생의 학비를 대준 건설역군이었고 지금은 회사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모님은 남해읍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아직도 야채를 팔고 있다"면서 "서민은 변하지 말아야 할 나의 정체성이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자신의 정책적 역할(role)모델로 좌파 출신으로 재임기간 브라질 경제를 브릭스(BRICs) 맨 앞에 올려놓은 룰라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지역주의의 장벽을 뛰어넘은 뒤 나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양극화 해소가 가장 중요했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시도하다가 끝을 못 본 것이다. 그리고 브라질의 룰라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룰라 정부는 서민들에게 삶을 다시 시작할 힘과 용기를 주었다"면서 "우리에게도 신자유주의에 굴하지 않는 '성공한 서민정부'가 필요하다. 아래에서부터 커오고, 서민과 함께 살아온 지도자 말이다"고 말했다.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김두관 지사는 모든 것이 위로부터 중앙의 시각에서, 그리고 중앙권력을 배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정치현실에서 아래로부터의 시각을 통해 지방의 사회경제적 현실에서 중앙정치를 말할 수 있는 희귀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권력과 사회경제적 자원의 지방분권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리더십이 요구되는 오늘의 한국정치 현실에서 김두관지사가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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