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7월부터 운용손실액 절반 충당금 적립 의무화생·손보업계 "판매실익 없어졌다" 공시이율 인하 잇따를듯[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올 하반기부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금액 절반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에따라 현재 연 5%대 수익률을 제시하며 경쟁하는 보험업계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저축성보험 운용실적과 공시이율을 비교해 마이너스 수익(역마진) 규모의 50%를 지급여력비율(RBC) 산출 근거인 요구자본에 더 적립하는 방안을 오는 7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RBC는 각종 리스크를 감안해 보유해야 하는 요구자본 대비 실제 사용 가능한 가용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과 유사한 개념이다. 보험사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해 지급할 수 있는 자본준비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계약자에 대한 지급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구자본이 늘어나게 되면 RBC비율이 하락하게 되고, 보험사들은 RBC 적정비율을 맞추기 위해 그 만큼 가용자본(충당금)을 쌓아야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150% 이상의 RBC를 충족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역마진 위험리스크를 보험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에 추가하도록 규정을 손질할 예정"이라며 "적립 규모는 업계와 논의를 거쳐 역마진 발생 금액의 50% 정도를 책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금감원은 내년 회계연도부터 적용할 방침이었지만, 올해들어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당겨 적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대상은 IMF외환위기 직후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확정금리형 상품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생보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시장점유율 추락을 만회하기 위해 연 7~10% 금리를 매긴 10년 이상 장기 저축성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해 역마진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보험권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현재까지 판매해 온 확정형이나 변동형 저축성보험의 누적 공시이율이 연 5%대 후반"이라며 "시장금리와 비교했을 때 1% 포인트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시장금리(국고채 5년물 금리+가산스프레드)를 연 4.3%로 책정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의 누적 공시이율을 연 5.7%, 손보사의 누적공시율을 연 4.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에 따라 대형 생보사의 경우 추가로 적립해야 해야하는 충당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형생보사 한 관계자는 "적정 RBC를 유지하기 위해 충당금을 요구자본 대비 10% 정도 더 쌓아야하는 만큼 저축성보험 판매 실익이 없어졌다"며 "해당 상품 공시이율을 낮춰 유인 효과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최근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연 4.9%로 인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축성보험료가 급증한 손해보험사들도 공시 이율을 4%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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