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세'다. 박 위원장의 '대세론'은 4ㆍ11 총선 승리 이후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잠룡들이 난데없이 '박근혜 필패론'을 들고 나왔다.잠룡들은 대세론에 내재된 한계를 파고든다. 이들은 총선 승리의 이면을 지적해 '이대로 가면 필패'라며 박 위원장을 흔들고 있다. 4월 총선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의 지역구 득표수는 총 932만4911표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득표수 944만7351표에 뒤쳐졌다. 수도권에서는 득표수와 의석수 모두 패했다.
이에 대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새누리당이 총선 과정에서 이슈를 주도했고 야권이 '자살골'을 넣었는데도 전체 득표수에서 졌다"며 "이번 총선에서 이긴 것은 의석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도 이 같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이 상태로 대선에 가면 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필패론의 또 다른 근거는 대선 투표율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총선 투표율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난다. 투표율이 높으면 여권보다는 야권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다른 잠룡인 이재오 의원이 "이번 총선을 볼 때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표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당내에서 경쟁할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은 대세론이 가져온 부작용이다. 과거부터 당내 경선의 치열한 경쟁이 곧 강력한 흥행 요소가 됐다. 박 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내민 비박계 대선주자들이 2% 대의 미미한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한 국민적 관심을 끌기는 어렵다. 반면에 이들의 '십자포화'가 박 위원장에게 집중돼 흠집을 낼 가능성이 크다.
박 위원장을 유력한 대권주자로 성장시킨 '박정희 신드롬'은 오히려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준석 당 비대위원이 "박 위원장의 지금까지 이미지는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키워드만 형성됐다"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정권을 잡으면 박정희 유신체제를 떠올리게 된다"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물론 이들의 공세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리다. 현재 상태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 룰을 바꿔 흥행몰이를 하자는 것.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야당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서로 지원유세를 할 동안 (새누리당의 대선주자들은) 뭐했느냐"며 "선수가 룰을 바꾸기 위해 온갖 핑계를 대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냉소를 보냈다.박 위원장의 대선지지율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일 발표한 대선지지율 조사결과에서 박 위원장은 47.9%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45.7%보다 2.2%포인트 앞섰다. 박 위원장은 '안철수 바람'이 부상한 때를 제외하곤 거의 4년 내내 1위를 차지했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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