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美 의회 전화 '미국으로 보내달라'

美 전직관료 '미국에 데려오려면 정치적 대가 지불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인 천광청(陳光誠)이 중국 베이징 병원에서 미국 의회로 연결된 전화통화를 통해 중국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천 변호사는 미국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에 가서 쉬고 싶다. 지난 10년간 쉬지를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의 안전이 염려된다"면서 "그들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4일까지 베이징에 머무를 예정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직접 만남을 요청했다. 그는 "클린턴 장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미국 정부가 천 변호사와 관련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여론이 커지고 있다. 천 변호사는 중국에 머물면서 가족과 만나고, 공부를 계속하면서 중국의 개혁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족들과 만난 뒤 그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가족들이 위험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서 마음을 고쳐먹은 것으로 보인다.천 변호사가 언론 및 미국 의회 상대로 자신을 미국으로 데려갈 것을 호소하면서 미국 정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는 천 변호사가 망명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면서, 미국 정부가 미중관계를 위해 천 변호사를 내보냈다는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하지만 미 공화당은 천 변호사 건을 두고서 오바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은 "천 변호사를 다시 중국에 건내준 것과 관련해 오바마 정부는 천 변호사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세추세츠 주지사 역시 오바마 정부를 성토했다.천 변호사로 인해 중국은 다시 인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으며, 오바마 정부 역시 상황을 미숙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곤경에 처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전직 관료들을 인용해 천 변호사가 이번에 미국으로 떠날 경우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정치적 비용을 지불하게 할 것 이라고 전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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