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이 사는 법, '체질개선'

한양·우미·호반 등 공공공사 강화하고 주택사업 원칙 지켜

-수익은 작지만 안정적 장점-누적 분양률 90% 룰 관리[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풍림산업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건설업계에 퇴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한양과 우미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재빨리 안정적인 공공공사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 또는 재편했다. 덕분에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호반건설의 경우 주택 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분양률 90% 룰'을 고수하면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한양은 지난해 1조6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9411억원보다 1209억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10년 150억원에서 2011년 370억원으로 147%나 증가했다.업계 전문가들은 한양의 이같은 성장 배경을 사업 포트폴리오의 효율화에서 찾고 있다. 한양의 매출비중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공공공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공공공사는 아파트 건설에 비해 수익성은 작지만 정부 발주 사업이어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양은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 1조5000억원을 기록, 중견건설사로서는 드물에 공공공사 '1조 클럽'에 가입했다.한양은 2003년 보성에 인수된 이후 공공공사 중심의 경영전략을 유지해 왔다. 이 시기는 특히 국내 주택경기가 활황세를 구가하던 때여서 내부적으로는 회사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비등했다. 특히 한양은 서초동과 압구정동,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해온 주택명가였다. 한양의 이같은 전략은 2008년 금융위기 후 빛을 발하고 있다. 금융위기 후 공공공사와 플랜트 비중을 더 늘리고 주택사업을 재빨리 축소했다. 지난해 같은 경우 해운대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670실이 주택사업의 전부다.아이러니 한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로 대다수 중견건설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한양은 올해 주택사업을 오히려 확대한다. 그동안 안정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싼 값에 사들인 주요 지역의 택지에서 분양 시기를 저울질해 온 것이다. 한양은 올해 세종시를 비롯해 총 7000가구를 분양한다.  주택전문건설업체인 우미건설도 금융위기 전후로 공공공사 수주 실적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과거 실적이 수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처음엔 대기업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실적쌓기에 집중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수백억원에 불과했던 공공공사 수주는 2007년부터 매년 1200억~1500억원 정도로 불어났다.특히 지난 1월엔 지역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 17만7000㎡ 규모 부지에 타운하우스 150가구, 한옥 50가구 등을 짓는 340억원 규모의 농어촌 뉴타운 조성사업을 대표사로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지방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전북 혁신도시 1100여가구 등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2011년 매출은 9254억원으로 전년(7140억원)보다 30%나 늘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올해 공공공사 수주 규모를 2500억~300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과 우미건설이 안정적인 공공공사 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면 호반건설의 경우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수하면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이채롭다. 호반건설은 이른바 '90% 분양률 룰'로 주택사업에서 승부를 건다.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는 경우 신규 분양에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사업이 연속 호조를 띠면서 5000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 보유고를 쌓아둔 호반건설은 하청업체에 100% 현금으로 결제해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 시공중인 1만5000가구의 누적 분양률은 무려 98%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한 수완 3-2블록, 광교 A18블록, 도안 2블록 등은 100% 계약이 완료됐다.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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