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결선투표하지 않을 것' 6월 총선 승리 다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던 마린 르 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가 오는 6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사르코지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또 다른 대통령 후보인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르펜의 선언이 사르코지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 블룸버그]
오는 6일 실시될 결선 투표에서 사르코지는 현재 올랑드에 약 6~10%포인트 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27.2%의 득표율로 올랑드에 1.4%포인트 뒤졌던 사르코지가 결선투표에서 뒤집기 위해서는 르펜의 보수표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르펜이 사르코지 지지를 거부, 사르코지의 결선 투표 승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1차 투표에서 17.9%의 지지율을 획득한 르펜 후보 지지자 중 80%를 흡수해야 사르코지가 결선 투표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사르코지가 르펜 지지표 중 50%를 흡수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르펜 후보는 이날 잔다르크 기념행사에 참석한 지지자들에게 결선투표에 오른 사르코지와 올랑드 중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은 "나는 남은 두 후보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의무와 신념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일요일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해줬던 640만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던, 두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를 하던 각자의 뜻에 따라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어차피 결선 진출에 실패한 르펜은 6월 총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르펜이 1차 결선투표 결과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집권 대중국민연합(UMP) 표를 잠식해 국민전선의 세를 불리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르펜은 "UMP는 정권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커지고 힘을 얻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르펜의 국민전선은 극우, 사르코지의 UMP는 중도 우파, 올랑드의 사회당은 중도 좌파로 분류된다. 이날 잔다르크 기념행사에 참석한 한 르펜 지지자는 올랑드와 사르코지는 결국 같은 성향이라고 주장했다.1차 투표에서 중도 성향의 프랑수아 바루앵 후보에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표는 결선투표에서 올랑드와 사르코지에 비슷한 비율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루앵은 1차 투표에서 9.1%의 득표율로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최근 프랑스에서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사르코지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선거자금을 받고 핵 거래를 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사르코지가 궁지로 몰리고 있다.재임 기간 동안 사생활 문제로 각종 구설에 오르고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르코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54년 만에 처음으로 1차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 했다. 올랑드가 2차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프랑스는 17년 만에 좌파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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