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줄 선 '빨간' 해장죽 이런 비밀이…'

[슈퍼스타P]상식 허찌른 본죽 낙지김치죽 한달평균 15만 그릇 인기몰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여기 해장죽 넷이요" 점심시간, 명동의 한 본죽 매장에 들어서자 따끈한 죽을 먹는 넥타이부대들이 매장 한 쪽을 꽉 채우고 있다. 매장 밖에는 한 무리의 넥타이부대들이 손님이 빠져나가길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었다. 회식이 잦은 월말이 되면 어김없이 넥타이부대들이 몰려온다는데 이들이 찾는 죽은 다름 아닌 빨간색 국물의 '낙지김치죽'. 직장인 김 모씨(31세, 남)은 "해장하면 국물부터 찾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죽이 의외로 쓰린 속을 달래주며 가라앉히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며 "아픈 환자만 먹는 음식이란 생각을 버린지 오래됐다"고 말했다.빨간죽은 이제 대중적인 죽으로 자리잡았지만 기존에는 흔히 죽 하면 하얀 빛깔에 다소 심심한 맛을 떠올렸다. 예로부터 아플 때 먹는 건강식으로 여겨졌던 탓이다. 그러나 본죽은 '죽은 하얗다'라는 편견을 깨고 낙지김치죽을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낙지김치죽은 여성고객이 많은 죽 시장에 남성고객을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하다 탄생한죽이다. 넥타이부대들이 좋아하는 매콤하고 얼큰한 맛의 죽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그 시작이었다. 연구개발팀에서는 100여차례가 넘는 실험과정을 거치며 매콤한 재료를 발굴했다. '웰빙슬로우푸드'라는 브랜드 철학에 맞게 매콤하면서도 몸에 좋은 재료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수백 번의 시도 끝에 나온 재료가 바로 낙지다. 낙지는 단백질, 인, 철,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어 간장기능 강화에 탁월하다. 또한 타우린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주어 직장인 남성들의 건강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품이었던 것. 여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를 넣어 탄생한 죽이 바로 낙치김지죽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따뜻하면서도 매콤하고, 또 몸에 좋은 낙지가 듬뿍 들어있어 남성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 또한 한국인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매운맛이라 월 평균 15만 그릇이 팔려나갈 만큼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대표메뉴로 자리잡았다. 해장마케팅도 낙지김치죽의 매출에 한 몫 했다. 낙지김치죽은 특유의 매콤함과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죽의 속성이 절묘하게 결합돼 술 마신 다음날 부담 없이 먹기에 좋다. 흔히 술 마신 다음날 라면국물과 같이 뜨겁고 매운 음식을 찾기 마련이지만 위장에 좋지 않아 망설이게 된다. 이런 고객들이 해장을 위해 속이 편한 죽을 찾게 되면서 낙지김치죽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 낙지김치죽은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가 되면 33가지 메뉴 중 판매순위 1위를 다툴 만큼 연말 효자 아이템이기도 하다. 본 죽 담당자는 "죽은 웰빙 슬로우푸드라는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고객들이 입맛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맛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초희 기자 cho77lov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