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이달초 취임한 원일우 금호건설 사장은 업무파악이 채 끝나도 전 베트남행 항공권을 끊었다.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을 떠난 원 사장은 하노이와 호치민의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추가 사업에 대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원 사장은 "글로벌 은행 사옥 수주 건 등을 논의하고 베트남 추가 수주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돌파구로 해외수주에 적극나서면서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항공권 마일리지가 천정부지로 쌓이고 있다. 이들 CEO들은 수주 상담에서 계약서 사인까지 해외 수주 관련 업무를 직접 꼼꼼히 챙기며 수주고를 올리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추가 수주를 위한 발주처 주요 인사와의 스킨십 강화도 CEO들의 몫이다. 허명수 GS건설 사장은 올해에만 UAE 아부다비와 쿠웨이트 그리고 태국과 싱가포르 현장을 다녀왔다. 올초 시무식을 통해 발표한 ‘비전(Vision) 2020’의 핵심 키워드 ‘글로벌화’의 첫 단계다. 각 사업본부의 해외영업 조직을 해외영업본부로 통합 재편한 조직개편도 202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70%까지 늘리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올해 경영전략을 ‘해외수주 비중 확대’에 맞춘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도 1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일본·베트남·싱가포르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특히 서 사장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450억원 규모의 아파트 공사 수주 계약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해외사업장을 직접 챙기는 꼼꼼함도 보였다. 화교 자본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전언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2월 카타르 등 중동을 순방했다. 정 사장은 카타르 발주처 주요 인사와의 면담을 갖고 인근 중동국가도 방문해 수주협의를 진행했다. 매년 살인적인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역시 연초 인도 현장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발주처와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이밖에 윤석경 SK건설 부회장과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도 연초 중동을 방문하며 수주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져 CEO들이 현장을 직접 챙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CEO들의 적극적인 해외 활동이 사업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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