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가 노숙인들에게 농사를 가르치는 '서울영농학교'를 개설하고, 이와 연계해 영농조합법인 등 일자리를 마련한다.서울시 노숙인 40명은 2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평군 서울시립 '양평쉼터' 내 '서울영농학교'에서 입학식을 가졌다. 이들은 노숙인 시설이나 쪽방촌, 거리 등에서 생활하던 30~60대 노숙인들이다. 이들은 영농학교에서 주 3일(월,화,수)간 이론교육, 현장실습, 선진농사 답사 등을 운영해 영농기술을 교육받게 된다. 교육은 양평쉼터와 인근 농토에서 이뤄지며 4월~10월 7개월간 합숙생활을 통해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텃밭채소, 친환경농업, 약용작물, 버섯, 가축 등 분야로 35명 강사진의 이론교육과 6100㎡ 비닐하우스용 부지에 직접 나가 농사를 짓는 실습교육으로 나뉜다. 교육과목은 서울농업기술센터, 양평농업기술센터 그리고 한국농수산대학 등 영농기관의 자문을 거쳐 구성됐다.현장실습에서 수확되는 농산물은 앞으로 서울광장 직거래장터를 통해 판매되며, 수익금은 졸업 후 귀농자금으로 노숙인에게 직접 지급된다. 또 교육생들에게는 월 10만원의 훈련수당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시는 노숙인 교육생들에게 인근 농산물 가공공장 등 사업장과 농가 일손 돕기, 지역자활센터 등 일자리도 알선해 자립과 귀농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더불어 시는 노숙인 교육생들 중 귀농 희망자에게 지자체와 연계해 폐농가, 농지임대 등을 지원하고 성적이 좋고 의지가 강한 이에 대해서는 임대농지와 컨설팅을 제공해 영농조합법인 설립 등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서울시 주말농장, 양묘장, 텃밭, 공원유지관리 등 시 소속 기관에서의 일자리 제공도 검토되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거리와 찜질방 등을 전전했지만 서울영농학교에 입학해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노숙인들의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노숙인들의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자립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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