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스라엘 중앙은행(BOI) 스탠리 피셔 총재는 이스라엘의 국방비 증액으로 인한 재정 적자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내년 11월에 치뤄질 대선을 겨냥해 도를 넘는 포퓰리즘이 남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일(현지시간) 피셔 총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방비 예산을 확대하라는 당국의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제공
이스라엘의 현재 국방비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6%다. 이스라엘은 안보위협 수준이 우리와 비슷한 고위협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국방비로 GDP대비 2.53%를 지출하고 있는 우리에 비해 국방비 지출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적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이유와 한층 불안해진 중동정세를 이유로 이스라엘은 올해 초 국방비를 6% 증액키로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월 이스라엘 국방비를 7억8000만달러(약 8810억원) 증액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라바크와의 동맹체제 해제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따른 긴장 강화 탓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방 예산 확대 압력에 놓여 있다. 그러나 경제개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국방비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고물가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긴급 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5년간 80억달러를 투자해 사회안전망을 확보하겠다"며 국방비를 줄여서라도 서민 생활 안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15만 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사회 복지비용 증가와 교육비 증가라는 결과를 이끌어냈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1월 국방비 증액 발표로 또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 이스라엘의 지난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4.7%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빈곤 증가는 감소세다. 피셔는 지난주 BOI가 발표한 은행 연차 보고서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소득불평등이 개선되고 있고, 노동시장 참여 인구 증가와 실업률 감소 등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피셔는 이어 "현재까지 정부는 예산 제약 내에서 책임감있게 행동하고 있지만 선거가 지출의 동기가 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인구는 760만으로 연간 국방예산은 140억달러에 달한다. 이스라엘의 2013~2014년 기간의 예산 책정은 다음달 시작되고, 선거는 내년 11월까지 이어진다. 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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