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수출입은행이 자산건전성 확충을 이유로 올해에도 어김없이 정부 출자를 받기로 하면서 방만경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글로벌 자원개발 등 국책사업 지원에 따른 결과라고 하지만 관성적으로 대출 규모만 늘려놓는 허술한 관리체계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수은 고위관계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오는 5월 중 도로공사 주식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식 등 2개 기업에서 총 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현물출자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별 출자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주식가치 산정작업이 끝나는대로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에 따라 수은은 금융위기 이후 5년 연속 정부의 출자를 받게 됐다. 수은에 대한 정부의 출자는 2007년 30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2008년 6500억원(현물), 2009년 현금 5500억원과 현물 5000억원 등 1조500억원 규모로 크게 늘었다. 2010년에는 현금만 1500억원 출자해 출자 규모가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현금 500억원, 현물 1조원 규모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도 상반기 중 현물 8000억원을 출자받아 예년의 대규모 출자 기조는 지속되는 추세다. 수은이 출자를 받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은의 지난해 말 BIS비율은 10.63%로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1등급 수준인 10%를 간신히 넘어선다. 수은의 BIS비율은 국내은행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며, 지방은행이나 상호조합보다도 낮다. 정책금융 수행 비중이 높은 산업은행(15.26%)이나 기업은행(11.7%)에도 뒤처진다. 이번 출자로 인해 BIS비율은 11% 초반대로 올라서게 되지만, 이는 앞으로 대출을 계속적으로 늘려 나갈 경우 얼마든지 다시 위협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수은의 대출 실적 목표는 지난 2007년 30조원에서 2008년 40조원, 2009년 53조원, 2010년 60조원, 2011년 66조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치는 67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매년 실제 목표금액을 초과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대출 규모는 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BIS 비율이 10%대로 하락할 경우에는 추가 출자를 받으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부실대출 규모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3개월 이상 대출이자가 연체된 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5300억원에 달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말 737억원의 8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치권에서도 수출입은행의 허술한 대출 관리실태를 비난하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수은이 자구노력을 게을리 한 채 정부 출자에만 매달려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며 "대출 늘리기에만 몰두, 부실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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