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이라며 "금리가 동결됐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김 총재는 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같은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준금리 조정과 같은 거시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부채 자체보다도 개인의 채무상환비율(DSR)"이라며 DSR이 40%가 넘는 과다채무자 그룹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내용.▲고유가가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어느쪽에 더 중점을 두나?-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른다면 소비자물가는 0.5%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금리 정상화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나-국제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나 세계경제가 회복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국민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는 것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고 더 노력하겠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전문가들과 달리 일반 경제주체들은 과거의 경험에 의한 관성적 인플레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체감물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하겠다. ▲브라질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금리 인하기조가 우세하다-브라질은 기본적으로 10%가 넘는 기준금리를 유지해왔고 7%가 넘던 성장률이 지난해 2.7%로 떨어지는 등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는 없다 ▲달러와 엔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절상됐다.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어느 나라든지 금리와 환율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실증적으로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도 중요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위안화나 엔화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위해 기준금리 내려야하지 않나?-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같은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 가계부채 해결 위해 기준금리 조정과 같은 거시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개인의 채무상환비율(DSR)이 40%가 넘는 과다채무자 그룹을 다루는 미시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이다. 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지 않나?- 개월수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과 일본은 수십 개월째 동결이다. 금리 동결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이며 금리가 동결됐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내린 결론이다.▲정책금리 결정과정을 공개할 의향은 없는지-스웨덴 중앙은행은 물가 분석에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분석을 하려면 예측이 가능하고 연구능력이 향상돼야한다.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는 대외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불철주야 노력해서 수준을 맞춰가도록 하겠다.▲한은에서는 외국인의 자금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나?-작년 8월 이후 연말까지 84억불의 돈이 빠져나갔다. 올해 1,2월에는 더 많은 돈이 들어왔다. 이중 60%가 유럽자금이다. 들어온 자금 중 상당수는 단기성 자금이다. 정책수단으로 자금을 못나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금통위원의 과반수가 교체될 예정이다. 금통위의 연속성이 떨어지지 않나?-새로운 분들이 온다고 해서 금통위의 연속성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한은이 많은 자료를 제공하고 자질을 갖춘 분들이 올 것인 만큼 금통위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마무리 발언은?-국제금융시장의 대외적 여건이 과거보다 안정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글로벌 경제가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앞으로 4,5년 동안 세계경제 성장의 반을 이머징 국가들이 기여해야한다. 중앙은행으로서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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