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땅 사면 대박 난다는 말 믿었다가…'

대전서 300억원대 기획부동산 사기, TM 고용해 전화로 투자 유도…10만원대 땅을 100만원에 팔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양평에 땅을 사두면 대박난다. 2014년 시로 승격될 예정이고 이 일대에 리조트가 들어서니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지난해 공기업을 퇴직한 김형준(61, 가명)씨에게 건설회사라며 전화가 왔다. 은행에 넣어둔 여윳돈을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하던 김씨에게 양평에 투자하라는 말은 천사의 유혹 같았다. 김씨는 집에서 가까운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있는 이 건설사를 찾았고 이곳서 들은 설명대로라면 몇 년 내 몇배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김씨는 바로 1억5000만원을 은행서 찾아 투자했다. 김씨처럼 이 회사의 말만 믿고 투자한 이들은 100여명이다. 1억원에서 수억원까지 투자했고 모인 돈이 300억원이나 됐다. 건설사는 이달 중순 문을 닫았고 대표는 투자금을 갖고 사라졌다.이 회사에서 설명한 땅은 임야를 헐값으로 사들였거나 주인이 팔지 않은 땅을 도시개발계획이 곧 이뤄질 것처럼 홍보해 투자자를 모았다.또 TM(Telemarketer)을 고용, 이들의 친구나 동창회 등 모임명부를 이용해 판촉활동을 벌였다.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의 수법이다.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건설사를 압수수색해 땅매입자료, 매매계약서 등을 압수했다. 건설사 대표 A(40)씨를 쫓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진술을 받아 조사 중이다.경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3.3㎡당 10여만원 안팎에 산 땅을 80만~100여만원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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