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휴가지는 정해졌다

라디오헤드·스톤로지스 등 정상급 밴드 공연하는 2012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라디오헤드'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얼마 전 트위터를 비롯한 모든 SNS는 한 가지 주제로 발칵 뒤집혔다. 2012 지산밸리록페스티벌(7월 27~29일)의 헤드라이너가 공개됐기 때문. 섣불리 말하면 올해 최대의 사건이며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한국 공연역사의 이정표가 될 내한공연이다. 록 음악 좀 들어봤다는 사람들을 전부 다 충격에 몰아 넣은 올해의 헤드라이너는 라디오헤드와 스톤로지스다.영국 출신의 밴드인 라디오헤드는 부연할 필요가 없는 최정상급의 밴드다. 1993년 데뷔앨범 'Pablo honey'를 시작으로 지난해 'The King of Limbs'까지 총 여덟 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전세계 록계의 일진으로 자리잡았다. 20년에 가까운 이들의 역사를 들여다보자. 데뷔앨범은 1990년대 초를 휩쓴 너바나 등 그런지 사운드의 영향 아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도, 평단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앨범의 두번째 트랙인 'Creep'의 인기는 특별했다. 'Creep'은 전세계 라디오에서 끊임없이 방송됐고 지금도 밴드를 대표하는 곡이다. 국내에서도 'Creep'은 1990년대의 송가 중 하나다. 두 번째 앨범 'The bends'로 영국 국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한 후 1997년 발매된 'OK Computer'는 이들을 세계적 밴드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영국과 미국의 차트를 석권한 데 이어 평단에서도 찬사를 받은, '1990년대의 변곡점이 된 앨범'이다. 그러나 라디오헤드의 진가는 2000년작 'Kid A'에서 드러난다. 'OK computer'까지 유지하던 밴드의 특징을 완전히 버리고 단순하며 사운드 자체의 질감에 집중한 실험적 음반을 내놓은 것.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설정하자는 데 밴드 멤버 모두가 합의했다"는 이 앨범은 록에 일렉트로니카의 요소를 결합시키고 서정적 멜로디보다 악기의 소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상업적 자살'이라는 우려를 불렀으나, 평단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었다. 까다로운 인디음악 웹진 피치포크도 이 앨범에 10점 만점의 10점을 주고 있다. 이후로도 라디오헤드는 매 앨범마다 꾸준히 다른 시도를 보여준다.1990년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슈퍼밴드가 2000년대에도 단절 없이 역동성을 보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드문 사례 중 하나가 라디오헤드다. 2005년 7번째 앨범 'In Rainbows'를 발매하며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음원을 올려놓고 원하는 만큼 돈을 지불하고 내려받아 들으라고 했던 것 역시 이 늙지 않는 밴드의 과단성을 보여준다. 최근 투어에서는 대부분 최신작인 'The King of Limbs' 수록곡 위주로 공연하고 있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는 어떤 트랙리스트로 공연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스톤 로지스'

라디오헤드에 비해 국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스톤로지스 역시 '거물급' 헤드라이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인 스톤로지스는 록에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춤추기 좋은 비트를 결합시켜 소위 '매드체스터'라고 불리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였다. 매드체스터는 미친(Mad) 맨체스터라는 의미로 기존의 록밴드와 달리 댄스클럽을 주무대로 삼아 '미친듯한' 열광을 이끌어냈기에 붙여졌던 이름이다.1980년대 후반부터 절정의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맨체스터 사운드를 주도했던 스톤로지스는 음반사와의 갈등 끝에 단 두 장의 앨범을 끝으로 1996년 해체한다. 영광은 사라지지 않았다. 스톤로지스는 2011년 10월 공식으로 재결성을 발표하고, 맨체스터에서 가진 첫 재결성 공연 2회 티켓 15만장을 단 14분만에 매진시킨다. 올해는 지산밸리록페스티벌과 라인업을 공유하는 후지록페스티벌을 비롯해 주요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기획ㆍ제작하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은 "이번 헤드라이너 섭외는 큰 수확"이라며 잔치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스웨이드의 내한을 성사시킨 것을 비결로 꼽았다. 2009년 오아시스, 2010년 뮤즈에 이어 2011년 스웨이드까지 '영국밴드'들을 줄줄이 무대에 세우며 섭외도 좀 더 쉽게 풀렸다는 것. CJ의 관계자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라디오헤드가 의외로 큰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라디오헤드와 스톤로지스의 공연을 성사시킨 만큼 내년에도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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