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스토어로 연상되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다. 애플 마니아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중 한 사람이 줄 밖에 선 남자를 발견하고 놀란다. 남자가 갤럭시 노트 디스플레이 위에 펜으로 노트를 하고 있는 화면이 잡힌다. 여기저기서 "This is awesome(놀랍다)!"이라는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이 줄 밖으로 뛰쳐 나와 환호한다. 락 가수가 노래를 시작하고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 들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삼성전자가 5일(미국 현지시간) 슈퍼볼 광고 역사상 가장 긴 90초짜리 광고를 선보였다. 대상은 '갤럭시 노트'다. 이 광고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슈퍼볼의 결승전 마지막 4쿼터 중 공개됐다.광고 가격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30초당 가격이 300만~400만달러(약 33억~45억원)이므로 최소 900만달러에서 많게는 1200만달러까지 이른다. 우리 돈으로 100억~130억원 규모다. 현지 언론에서는 삼성전자가 90초짜리 광고를 하기 위해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지불했다는 보도도 나온다.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전 광고처럼 애플을 겨냥하기는 했으나 직접적인 비교는 없었다. 애플스토어 앞에서 줄 서 기다리다가 갤럭시 노트를 얻게 된 사람 중 한 명이 "이제 자유다(Free now)"라고 말하는 장면이 애플보다 삼성이 더 낫다는 메시지를 은연중 전달하긴 하지만 노골적이지는 않다.반감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광고가 시작한 지 30초 후부터 가수 '다크니스(Darkness)'의 "I Believe in a Thing Called Love"가 1분 가량 흘러나오며 흥겨운 분위기를 줬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미드웨스트 스포츠 팬즈(MSF)'는 갤럭시 노트의 광고 등급에 'A'를 줬다.삼성전자가 이 광고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은 것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올랐지만 애플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고 북미 시장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더구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빨리 쫓아가는 기업)'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장 먼저 움직이는 기업)'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내놓은 실험적 모델이 갤럭시 노트라 이 제품 광고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다. 갤럭시 노트는 이달말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한편 슈퍼볼 경기 관람객 수는 지난해 기준 1억100만명에 달한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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