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유통가에서 시작된 저가형 TV 바람이 무한 경쟁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마트가 32인치 풀 HD급 LED TV를 49만9000원에 내놓으면서 촉발된 경쟁이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거쳐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 오픈마켓까지 번진 상황이다.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각각 1차 출시 물량을 모두 팔아치우고, 제각각 추가 공급에 나서면서 저가 TV 경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모양새다. 업체별로 패널 사양을 공개하는 등 품질 경쟁도 나타나고 있고, 37인치 제품을 같은 가격에 내놓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이마트TV를 내놓으면서 저가 TV 시장의 문을 열었다. 이마트는 총 5000대의 32인치 LED TV를 사흘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곧 바로 이마트는 제조사인 대만 TPV사(社)와 추가 생산 협의를 진행해 오는 6일부터 총 1만대를 추가 공급한다.
▲이마트 TV
또 지난해 12월21일 롯데마트는 이마트 TV와 같은 크기의 제품 2000대를 공급해 1시간30여분만에 매진시켰다. 이에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마트 TV와 비슷한 사양을 갖춘 저가형TV 2000대를 출시해 지난해 말 모두 판매했고, 2일부터 추가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또 32인치 HD LCD TV를 39만9000원에 내놓아 2000대를 완판시키고, 이번 주말 추가로 2000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이 같은 저가 TV 바람은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옥션은 지난해 12월 저가형 TV를 출시해 저가 TV 열풍에 동참했고,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 3일 기존 저가 TV보다 5인치 큰 37인치급 풀 HD LED TV를 49만9000원에 500대를 준비해 5분 만에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저가형 TV 돌풍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TV 전환에 맞춘 TV 수요 급증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정부는 2012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지상파 방송을 디지털 TV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2인 가구와 노인가구 등에서 이 같은 디지털 TV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저가형 TV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일반 가정에서도 거실에 있는 TV와 함께 이른바 ‘세컨드 TV'로 저가형 TV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 TV
저가형 TV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기존의 가전업체에서 생산하는 TV와 비교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반적으로 HD 방송을 시청하기에는 무리가 없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작용해 당분간 저가 TV 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LG에서 생산한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만 '세컨드 TV'로 활용되는 만큼 성능이나 품질이 판매에 장애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디지털 TV 잠재 수요도 상당히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판매된 저가 TV는 1~2만대 수준이고, 방송통신위원회가 디지털TV 전환에 맞춰 지원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는 취약계층만 전국에 34만가구에 이른다. 취약계층 뿐 아니라 세컨드 TV 수요, 1~2인 가구 수요 등을 따지면 올해 당분간은 저가 TV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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