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해외펀드가 부진한 수익률로 자금이탈에 시달리는 가운데 베트남 펀드 투자자들에게 2011년은 더욱 가혹한 한해였다. 한때 해외펀드 붐을 타고 고공행진하던 수익률이 급전직하해 '반토막' 펀드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 급기야 만기를 앞두고 베트남펀드들의 수익률이 부진하자 각 자산운용사들은 만기를 연장하며 수익률 회복을 선언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0월 베트남펀드인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펀드 2호'의 만기를 연장했다. 지난 5월 1호 펀드에 이어 2호 펀드의 만기를 연장, 58%에 이르는 손실폭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에서다. 만기 연장을 결정하는 수익자 총회에서는 백발의 은퇴자부터 전업주부에 이르기까지 반토막난 펀드를 성토했다. 한 투자자는 "5년동안 투자했는데 60% 손실이 말이 되냐"며 "베트남지수 변동과 환율을 고려하더라도 손실폭이 과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급등기에 주식편입비를 증가하면서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는 바람에 더욱 손실이 커졌다"며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국운용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계속되는 원성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펀드 만기일은 2016년 11월 30일로 5년 연장됐고, 기존 폐쇄형이 개방형으로 전환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유롭게 환매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연장 이후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베트남 펀드도 재수 끝에 개방형으로 전환됐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은 지난 10월 수익자총회를 열고 '미래에셋맵스 오퍼튜니티 베트남 주식혼합형 1호'를 개방형으로 전환하는 등의 안건을 가결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06년 12월 설정됐으며, 당시 설정후 수익률이 -15.09%로 부진한 성과를 보인 바 있다. 국내 주요 운용사의 베트남펀드 만기 연장은 투자자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고수익을 노린 무분별한 해외펀드 투자에 경종을 울린 것. 아울러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신뢰와 책임감을 깨닫게 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이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지 주목할 것이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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