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활기 넣을까?(56-57p)
12·7대책으로 강남 재개발 시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정부 대책은 강남으로 쏠렸다. 12월 7일 발표한 ‘12·7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노무현정부에서 묶었던 강남권 규제를 풀어나가겠다는‘의지’로 해석된다. 시장은 환영 일색이다. 얼어붙었던 강남 재건축은 물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글로벌 불경기에 강남시장이 살아날지가 관건이다. 정부의 ‘12·7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강남을 염두에 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이 바로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7일 내놓은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은 서민주거에 초점을 맞췄지만 큰 뼈대는 규제 완화라 할 수 있다. 핵심 내용은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 상한제 폐지, 투기 과열지구 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과 뉴타운 기반시설비 지원 등이다. 투기과열지구는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만 적용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 법안의 최대 수혜 단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조치로 조합 설립을 인가받은 26개 단지 1만9000명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다.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22개단지 2만2000여명이 향후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들 단지에서 조합원들이 자유롭게 매매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이번 조치로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아파트들은 거래 제한이 완전히 풀리게 된다. 또 분양권 전매 제한도 기존의 3~5년에서 1~3년으로 짧아진다. 공공택지 85㎡ 이하는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공공택지 85㎡를 초과하는 민간택지 등은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국토부는 12월 중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심의와 의결을 통해 과열지구 해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1세대 3주택 이상자 양도세 가산적용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은 도입 취지인 개발 이익 환수를 감안해 현행대로 유지한다. 다만, 현재 재건축 위축 상황을 고려해 2년간 부과를 중지한다는 계획이다. 개포·가락·대치 재건축 일단 탄력 받을 듯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면서 먼저 혜택을 보는 재건축 아파트는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와 가락시영1차(3600가구), 2차(3000가구), 대치동 청실1차(1090가구),2차(288가구), 반포동 한양아파트(456가구), 청담동 삼익(888가구), 일원동 현대사원(456가구), 삼성동 홍실(384가구), 신반포 한신1차(790가구) 등이다. 특히 조합 설립 인가를 앞두고 있는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3590가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등도 재건축을 앞두고 이번 대책의 혜택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에서 또 다른 핫이슈는 전매 제한이다. 기존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분양 중인 아파트들에게도 해당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또다시 강남에 집중하는 큰 이유가 됐다. 기존 단지의 소급 적용 여부는 국토부의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기준 분양 아파트까지 소급 적용될 경우 총 1만206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투기 과열지구 해제로 가장 수혜가 예상되는 아파트는 역삼 서해더블루(68가구)와 잠실 푸르지오월드마크(288가구)다. 이들은 즉시 거래가 가능하다. 또 송파동 래미안송파파인탑(794가구)은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해졌다. 이외에 역삼 개나리SK뷰(240가구)는 2012년 7월18일, 역삼3차 아이파크(411가구)는 2012년 11월16일, 서초 참누리에코리치(550가구)는 2012년 9월7일 전매가 가능하다. 부동산114측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수요자들의 관심과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경기 위축 수익성 크지않다” 시장 시큰둥강남3구 투기 과열지구 해제와 각종 규제 완화로 강남으로 눈길이 쏠리고 있지만 얼어붙은 강남건축시장은 쉽게 풀리지 않을 기세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2·7대책이 발표된 지난 7일 기준으로 재건축 아파트값은 오히려 지난 주에 비해 -0.67%하락했다. 호가는 2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한 곳도 많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아 시세 반영이 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 가락시영의 경우에는 초과이익 환수금 2년간 중지, 투기 과열지구 해제 등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값은 여전히 보합세다. 한 관계자는 “현재 이곳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지만 재건축을 털고 나가려는 매도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더라도 강남구 -1.31%, 강동구 -0.81%, 광진구 -0.62%, 송파구 -0.46%, 관악구 -0.43%, 중랑구 -0.06%, 서초구 -0.03% 등 재건축 시장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정부 정책만 발표되면 급등했던 재건축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재건축 아파트가 이렇게 저조한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뱅크 측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일반 아파트값이 많이 하락해 있어 재건축이 진행되더라도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대출규제도 남아 있어 고가상품인 강남권 재건축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경매낙찰률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지옥션의 분석 결과 강남3구를 비롯해 버블세븐지역(강남, 서초, 송파, 양천, 분당, 용인, 평촌) 등 부동산 블루칩 지역의 경우, 낙찰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강남3구 낙찰률은 24.5%로 2008년 12월 21.2% 이후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총 응찰자도 86명으로 지난 달 응찰자 247명의 3분1 수준이다. 강남3구 총 응찰자가 3자리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얼어붙은 강남3구의 경우 ‘한 때’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비수기인 겨울인데다 내년 상반기 총선을 기대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기대되는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들어가면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유동자금이 강남재건축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국 최재영 기자 sometimes@ⓒ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