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TV조선, 중앙일보의 JTBC, 동아일보의 채널A, 매일경제신문의 MBN 등 4개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오늘로 개국한 지 1주일이 됐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미디어 기업 육성 등을 명분으로 내걸고 이들 종편을 선정하여 허가했다. 종편 출범에 대해 인ㆍ허가 특혜, 정치적 편향성, 광고시장 질서 교란 등을 이유로 비판적인 여론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KBS, MBC, SBS 등 기존 지상파 방송에 실망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종편이 일종의 자극제가 되어 방송의 다양화와 품질 제고에 도움이 되리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종편이 그런 기대에 부응하면서 자리 잡아 특혜 시비와 편향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까. 개국 후 1주일간 선보인 종편의 모습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시청자의 평가라 할 수 있는 시청률이 우선 그렇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종편 시청률은 회사별로 0.3~0.6% 수준이다. 시청률 1% 대의 프로그램은 2, 3개에 불과하다.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인기 드라마의 경우 20% 대, 저녁 뉴스는 10% 대인 데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광고업계에서는 종편의 광고비가 효과에 비해 과도하게 비싸다는 주장이 나오고, 주식시장에서는 종편 관련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기존의 지상파에 비해 기술적 수준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도나 차별성 있는 콘텐츠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방송이라면 콘텐츠 산업을 키우고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육성한다는 종편 허가의 명분은 빈말이 될 게 분명하다. 공정성 결여의 문제도 제기됐다. 언론시민단체 등에서 조ㆍ중ㆍ동 방송 3사가 '박근혜 띄우기'에 나선 반면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보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한 것이 한 사례다. 불과 1주일간의 시청률과 방송 내용만 가지고 종편의 발전 가능성 정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흐르고 방송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편 종사자들이 언론인, 방송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지 않고 지난 1주일간과 같은 방송만 내보낸다면 실망한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종편 자체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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