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적는 출판사, '이야기' 쫓는 독자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일도 공부도,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모두가 그렇습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따지는 세상입니다. 공부는 점수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는 시청률이나 관객 수로 그 결과를 매깁니다. 책도 예외는 아닙니다. 몇 권이나 팔렸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베스트셀러를 가릅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책에서 만큼은 그 과정도 함께 헤아려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때때로 과정엔 결과물에선 볼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말 출간된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민음사)'도 같은 경우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책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 책을 쓴 과정이 먼저 알려졌습니다. 잡스가 전기 집필을 결심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버지'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는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전기를 쓰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로서의 잡스. 이 '이야기'는 잡스가 전기를 펴내게 된 '과정'을 전하며 사람들의 맘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이야기'로, '과정'으로 독자들의 곁을 찾아왔습니다. 잡스처럼 유명한 저자가 낸 책은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알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책은 얘기가 다릅니다. 이 때 과정과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가 되는 건 블로그,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입니다. 이런 통로로 책에 숨겨진 '과정'과 '이야기'를 하는 대표적인 출판사로는 부키와 휴머니스트가 있습니다. 이들 출판사는 '편집자 노트'에서 편집자의 이야기를 전하는가 하면 '발행인의 노트북'으로 출판사와 책 이야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편집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기도 하지만 독자들에게 책이 나오는 과정과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부키와 휴머니스트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SNS는 윤영민 한양대학교 정보사회학 교수가 말하는 SNS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책에 녹아든 '과정'을 적는 출판사가 많아지고, 그 '이야기'를 쫓는 독자들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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