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임대주택 8만채 만만찮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핵심공약인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6월까지 8만 임대가구 공급은 기존 서울시 중장기목표인 6만가구보다 2만가구가 더 늘어난 목표다. 이를 위해 1조2000억원의 재원이 더 필요하다. 이같은 재원 마련을 위해 서울시 주택본부는 기존 뉴타운 등 주거정비사업 및 한강르네상스 관련 예산 등을 우선 순위로 재조정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을 위한 방안 마련도 고민꺼리다. 예산 부담이 적은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한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 내 임대주택 공급 확대안만 해도 그렇다. 서울시는 이미 재건축사업장에서 용적률을 상향할 경우 법적 상한선인 50%까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지 역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임대주택을 법적 상한선인 20%까지 허용한 상태다. 따라서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에 현재보다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낮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지역에 현재보다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민간이 건설하는 사업지에 인센티브를 주고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민간 사업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최대 이유다. 당장 서울시가 역세권 시프트를 도입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고 있지만 실적이 저조하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매입을 통한 공급안은 재원마련과 함께 정부와의 협조 문제가 걸림돌이다. 올해 서울시는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을 750가구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기존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내년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매입량도 750가구 정도 된다. 계획보다 매입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토해양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임대 주택 1가구당 매입가는 1억3000만~1억8000만원이다. 이 중 7000만원은 국토부에서 지원받았다. 서울시는 매년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위해 국고 예산을 확충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예산 부족과 지방자치단체 간 형평성 등의 문제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공급안은 박 시장이 후보 시절 제시한 대안형 임대주택의 현실화 여부다. 대안형 임대주택안은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협동조합형 주택 ▲민간 소유 토지임차 장기임대주택 ▲1~2인가구용 공공원룸텔 ▲대학 용적률 인센티브제 통한 기숙사 확대 ▲중대형 시프트의 평형을 소형으로 변경해 가구수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임대주택 방식으론 2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구청이 집주인에게 집수리 비용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세입자에게 장기간 안정된 임대료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등의 대안주택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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