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말 한마디에 천당·지옥 오가는 강관株

MB 가스관 건설사업 부정적 발언에 강관株 동반급락

[아시아경제 이민아 기자]강관업체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건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테마주들은 이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냉정한 평가 앞에 놓이게 됐다.“한·러 가스관 건설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14일 증시에서 강관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대장주 동양철관은 하한가로 추락했고, 하이스틸도 10% 떨어졌다.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북한을 경유해 한국까지 오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는 이미 10년 이상 논의돼 오던 것이다. 해묵은 사업이 갑자기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은 지난 8월부터. 북한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지고, 이 대통령까지 관심을 표하면서 관련주들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강관 전문업체 하이스틸은 8월10일 1만5200원까지 밀렸던 주가가 9월16일 4만5000원까지 올랐고, 동양철관은 8월9일 760원에 거래되던 것이 9월19일엔 2940원까지 올랐다. 송유관용 파이프 생산업체인 스틸플라워도 8월9일 5940원으로 신저가를 찍은 후 9월16일 1만1150원까지 급등했다.이후 약세를 보이던 가스관 테마주들은 지난 10일 한·러 가스관 추가협상 기대로 동반 상한가를 기록하며 테마에 불을 붙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테마의 현실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업의 실현성에 대해서까지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관련 의사결정이 어려워 사업이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으로 빨라야 3년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시행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북한이 러시아나 일본업체를 선호할 수도 있어 한국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관 업황도 올 하반기에 부진할 것”이라며 “실적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등락하는 종목보다는 실적 가시성이 있는 중소형 섹터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민아 기자 ma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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