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속타는 내수기업

철강·정유·식품업계 '1600원대갈땐, 생산 중단도' 전전긍긍

철강·정유·식품업계 "1600원대 갈땐, 생산 중단도" 전전긍긍해외 수출비중 높은 자동차 업계 "매출액 크게 늘듯" 반색[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이달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철강ㆍ정유ㆍ식품 등 내수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원ㆍ달러 환율은 내려도 문제지만 올라도 기업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수출품을 더 많은 돈을 받고 팔수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제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원자재의 해외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생산원가도 뛰어 오르게 돼 수익성이 크게 나아지지 않기 때문. 특히 환율이 1600원대까지 치솟는다면 아예 활동을 중단하는 기업도 속출할 전망이다.지난 17일부터 국내시장에 철근 공급을 중단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7개 제강사의 속사정이 그렇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사의 반발이 심해 제품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데다가 원ㆍ달러 환율 급등으로 철 스크랩 가격이 크게 상승해 팔수록 손해인 상태다"라며 "건설업계의 상황을 봐가며 생산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열연ㆍ냉연ㆍ후판 등 주력 제품 가격 인상을 이달말경부터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철강 가격이 오르면 이를 공급받아 생산하는 완성품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식품업계는 대부분의 곡물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급등의 고민이 크다.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측은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3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160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 2008년 하반기에 환차손으로만 2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고 말했다. 곡물 원재료는 전액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에 대응할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정유업체는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큰 변동이 없지만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크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환율 급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석유제품 생산량 가운데 60% 가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에는 외부의 요인 때문에 영업이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항공업계는 항공기, 항공유, 원유 등을 달러로 결제해야해 비용 부담이 크다.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64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6억원의 연간 손실이 각각 발생한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항공권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이럴 경우 승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렵다.해운업계는 수입과 지출이 모두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영업이익, 매출에는 영향이 별로 없지만 선박비용 등 금융권과의 거래 비용이 늘어나는 한편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편, 수출 비중이 전체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자동차업계는 환율 급등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씩 상승할 때마다 매출액 기준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이 추가된다고 분석했다.해외수출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한국GM도 역시 내심 기뻐하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 보다는 유럽 등 다른 해외 지역 판매 비중이 높아 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환율변화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들은 환율 안정에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 최근 추이를 감안할 때 환율 전망이라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수시 대응하는 쪽으로 관리 체계를 바꾸고 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진출한 국가에서 현지 통화로 사업을 하고 있고,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통화간 헤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나 TV 등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제품의 경우 달러 결재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ㆍ달러 환율 인상은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명석 기자 oricms@<ⓒ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채명석 기자 oricms@ⓒ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