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체육 문화 유산을 되돌아보다

문화재청이 발간한 '2011 근대문화유산 체육분야 목록화 조사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국내 첫 성화봉(왼쪽)과 IOC 가입 인증서(오른쪽).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일 막을 내리면서 대한민국이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까진 단 하나의 대회만이 남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면 프랑스, 독일, 일본 등과 함께 동ㆍ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개 대회를 모두 유치한 스포츠 그랜드슬램 달성 국가가 되는 한국.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한국의 체육사를 만든 근대 시기의 체육 문화 유산을 되돌아보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끈다.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은 서울대학교 산합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해 1876년부터 1960년까지의 체육사를 개괄하고 기관 및 개인소장 유물에 대한 특징 등을 조사한 '2011 근대문화유산 체육분야 목록화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회원 가입 인증서, 국내 전국체육대회의 기원이 된 전조선야구대회 우승기, 1955년 처음으로 사용된 성화봉 등을 비롯한 근대 체육 유물 169건이 담겨 있다. 배민성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사무관은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체육강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근현대 시기의 체육사를 되돌아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보고서 발간으로 체육 관련 유물을 정리하고 이들에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유물 중 IOC 가입 인증서는 한국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인 1947년에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인증서는 당시 대한체육회 임원이었던 이원순씨가 1947년 6월2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IOC 제40차 총회에서 받은 것으로 1948년 올림픽에 한국을 공식적으로 초청한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정부가 수립되기 전에 IOC 회원국이 된 건 한국이 처음이다. 1955년 10월 열린 제36회 전국체육대회 때 처음으로 도입된 성화봉도 IOC 가입 인증서 못지 않게 의미가 깊은 유물이다. 당시 대일본체육협회 임원이던 이상백씨가 베를린올림픽에서 메인 스타디움 성화 점화를 보고 도입을 주장해 만든 이 성화봉은 그릇 모양의 상단 받침대 중간에 심지를 박아 넣은 모양이며, 하단에 있는 받침대에 석유를 담아 사용했다. 이씨의 제안대로 만들어진 성화봉은 37구간 37명의 주자가 이어받았는데, 최종주자가 손기정 선수였다. 문화재청은 올해 말 보고서에 정리한 이들 체육 관련 유물 가운데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목록을 선정하고 내년 문화재 등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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