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대탐구생활] 인피니트 ‘내꺼하자’ vs 틴탑 ‘향수 뿌리지마’
<div class="blockquote">인피니트와 틴탑은 이른바 ‘칼군무’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다. 그들은 몸을 구부리는 각도부터 손끝까지 완벽하게 칼 같이 맞추는 안무로 화제를 모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인피니트는 ‘내꺼하자’에서 그들만의 ‘칼군무’로 팬층을 두텁게 만들고 있다. ‘Supa Luv’에서 ‘칼군무’를 선보이던 틴탑은 최근 ‘향수뿌리지마’에서 군무에 기억하기 쉬운 포인트 동작을 섞어 대중에게 보다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노선을 택했다. 인피니트와 틴탑, 정말 베일 것 같은 그들의 군무를 탐구해보자.
인피니트 ‘내꺼하자’
인피니트의 ‘내꺼하자’는 노래를 시작한 후 15초 동안이 가장 중요하다. 노래파트가 시작하기 전 간주 부분의 퍼포먼스에 인피니트의 모든 것이 농축돼 있다. 노래가 시작되면 우현과 동우가 무대 맨 앞에서 안무를 시작하고, 호야로부터 대각선에 있는 동우-성규에게로 안무가 퍼지며, 우현-엘-성열-성종이 차례로 안무에 흡수돼 춤춘다. 마치 한지에 떨어진 잉크가 자연스럽게 퍼지듯 개별의 움직임이 다른 멤버들의 안무 동작으로 퍼지고 하나의 안무로 합쳐진다. 물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 속에서 멤버의 각기 다른 동작들에 통일성이 부여된다. 다른 멤버들이 춤을 추고 있는 동안버퍼링이 걸린 듯 천천히 움직이다 자신의 동작과 똑같은 동작이 되면 안무에 바로 합류해 흐름을 따라간다.
멤버 각자와 팀 전체가 유기적인 흐름 속에서 움직이며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무대는 ‘BTD’부터 시작돼 ‘내꺼하자’에서 정점에 오른 인피니트의 색깔이 됐다. 춤의 절도, 혹은 밀고 당김을 조절하며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표현하기에 동작의 움직임이 살아 있으면서도 동작하나 하나가 인상적일 수 있다. 특히 인피니트는 축구의 2-3-2 전술처럼 한 무대에 선 그룹이 세 유닛으로 나뉘어져서 안무를 한다. 이는 다른 아이돌 그룹도 하는 것이지만, 인피니트는 두 멤버가 춤을 추고 있을 때도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전체적으로 강약을 조절한다. ‘똑바로 봐. 우는 게 싫어서 그래’ 부분에서 성종-호야-동우가 안무동작을 하면 우현-엘-성열-성규는 천천히 몸 전체를 뒤로 기울이는 안무를 보여주고, 한마디가 지나면 서로 안무를 바꿔 춤춘다. 파트별로, 혹은 그룹 멤버에 따라 춤이 단절되지 않는다. 마치 한사람이 추는 듯 하나의 안무로 완결될 수 있는 이유다. 인피니트의 안무에서 손가락 각도가 딱 맞고, 7명이 하나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인피니트의 군무가 이목을 끄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인피니트는 노래 후반부에 ‘어?’라는 가사에 맞춰 손을 뻗는 안무를 추고,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들어간 음악을 삽입해 댄스브레이크를 만든다. 이는 ‘BTD’의 전갈춤이 노래 후반부에 배치돼 화제를 모았던 효과와 같다. 전갈춤이 인피니트의 ‘칼군무’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적절한 선택이었다면, 댄스브레이크는 손의 각도와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하는 춤으로 시작해 호야의 독무로 끝난다. 군무로 통일성을 강조하면서도 멤버 개개인의 안무를 살리고, 더 나아가서는 무대 전체를 기억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셈이다. ‘칼군무’라는 특징 안에서 전체와 개인의 조화를 추구하는 인피니트의 안무는 곧 그들의 정체성이자, 그게 인피니트가 대중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Let's Dance!
공포의 치과 의자에 누워 뒤로 젖혀지는 순간, 성종-호야-동우가 천천히 무게 중심을 뒤로 이동하는 동작을 떠올리자. 주변에는 다른 멤버들이 춤을 추고 있다고 최면을 걸자. 그리고 성종이 카메라를 보듯 의사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살살해달라고 무언의 압력을 넣자. 성종이 ‘우는 게 싫어서 그래’라고 노래하지 않던가. Motion Capture!
- ‘늘 상처받을 바엔 난 게 나아’ : 간헐적 복근 공개 안무로 팬 조련하는 우현. 왜 이 안무는 군무가 아닌 것인가..... - 댄스 브레이크 : 다리 찢고 0.01초 만에 일어나는 근육질 오뚝이 호야 - ‘내 걸로 만들게’ : 팔을 내리는 각도와 속도까지 맞추며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상의 서비스로 모시는 인피니트 틴탑 ‘향수 뿌리지마’
는 틴탑은 데뷔곡 ‘Supa Luv’에서 손 각도, 점프 높이까지 똑같이 맞춰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었다. 날이 선 듯 각이 살아있는 ‘칼군무’는 틴탑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됐다. 틴탑은 무대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호흡을 유지한다. ‘Supa Luv’의 후렴구에서 ‘Supa Luv’라는 가사가 반복됐지만 그들은 가사 한 글자마다 손 각도를 맞추며 군무를 돋보이게 했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보다는 팀 색깔을 강조하기 위한 무대였던 셈이다. 이번에 발표한 틴탑의 ‘향수 뿌리지마’는 데뷔곡보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분명하고, 간결하다. 그리고, 틴탑은 ‘Supa Luv’ 때와 달리 ‘향수 뿌리지 마’에 담긴 메시지를 안무로 표현한다.
‘향수 뿌리지마’는 틴탑이 던지는 직구다.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직설적인 가사에 직설적인 동작을 넣는 방법을 택했다. ‘향기’와 ‘향수’를 표현할 때 옷깃을 잡아 세우는 안무를, ‘화장’을 표현하기 위해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누난 누나지만’에서 손을 뻗어 총을 쏘는 동작을, ‘여친한테 들킨단 말야’에서 어깨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으로 곡 분위기를 전달한다. 또한 이런 직접적인 표현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군무와 포인트 안무를 적절히 섞었다. ‘누나의 향기는 너무 너무나 달콤해’라는 한 소절 안에서도 이런 의도가 잘 나타났다. ‘누나의 향기는’, ‘달콤해’부분에서 손이나 상체를 사용한 포인트 동작으로 임팩트를 만들고, ‘너무너무나’에서는 스텝을 강조한 안무를 보여준다. 즉, 주로 상체를 이용한 포인트 동작과 스텝을 강조한 칼군무가 한 소절 안에서 자유자제로 전환된다. 틴탑이 팀 색깔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중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향수뿌리지마‘는 멤버 개인의 역량을 조금 더 드러낸다. 포인트 동작으로 가사를 충실하게 전달하지만, 개개인의 표정, 개인 파트에서의 손동작 등이 모여야 무대가 완성된다. ‘향수 뿌리지마‘의 시작부분부터 멤버 별로 약간 다른 방향으로 어깨를 튕기는 모습은 안무를 통해 개개인의 다양한 감정표현이 가능하도록 무대를 만들었음을 예고한다. ’달콤해’에서 뒤를 돌아보는 표정, ‘십 점 만점이라 얘기해’에서 말하는 듯 한 동작을 취할 때는 동작보다도 이들의 표정이 곡 분위기를 이어간다.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아직 미숙함을 보이는 멤버도 있지만, 데뷔곡부터 표정연기에 두각을 나타냈던 천지, 리키는 풍부한 표정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포인트 동작과 군무, 그리고 표정까지 적절히 섞인 틴탑의 무대는 이런 모습을 잘 잡아내는 방송과 함께할 때 효과가 극대화 된다. SBS <인기가요>는 ’너무 너무나 섹시해‘에서 보여주는 멤버들의 표정을 4분할 컷에 담아 방송하기도 했다. 방송무대에서 안무 포인트를 모두 살릴 수 있다는 점은 의도한 바를 대중에게 모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게 틴탑이 대중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Let's Dance!
‘향수 뿌리지마’부분에서 한쪽 옷깃을 손으로 잡아 올리는 안무는 가수나 가수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재킷 안감에 가사를 적고 ‘향수 뿌리지마’ 안무를 하듯 자연스럽게 재킷 안쪽을 스캔한다. 혹시 들키면 ‘그냥 안감’이라고 둘러댄다. 이렇게 한다면 가사를 잊어버릴까봐 손바닥에 가사를 쓸 필요가 없을 듯. 잊을 만하면 자료화면으로 쓰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Motion Capture!
- ‘누나의 향기는 너무너무나 달콤해’ : 의상에 세울 깃이 없어 소외감 느끼는 막내 창조 - ‘그런 향기가 안나 몸에’ : 팬들을 모두 뒤태전문 사진기자로 만드는 여배우 전용 뒤태 포즈를 보여주는 틴탑- ‘누난 누나지만’ : 천지는 지금 당장 윙크윙크 열매를 멤버들에게도 나눠줍니다.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데일리팀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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