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가 5년만에 집값 절반 육박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전세금이 꾸준히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집값의 절반을 넘어섰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는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1%로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수도권 전세가는 지난 1월~7월 동안 7.8% 상승했다. 지난 2006년 5월 50.1%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려가 2009년 1월 39.8%로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2년 만에 10% 포인트 이상 올랐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8.7%를 기록한 가운데 지역별 전세가율은 경기도 52.1%, 인천 48.4%, 서울 48% 순으로 나타났다.서울에서는 강남, 강동, 강서 등 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전세가율은 46%로 2003년 9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봉, 강북 등 나머지 14개구의 전세가율은 50.4%로 서울 평균을 상회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보인 지역은 신규 공급이 부족한 광주광역시로 74.1%를 나타냈다. 그 뒤를 경북(71.7%)과 울산(71.1%), 전북(70.4%) 등이 이었다. 그동안 전세가율은 주택 매매가격과 같이 움직였으며 이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 집값이 오른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정설이었다. 실제로 2001~2002년 치솟은 전세금이 집값을 밀어올린 사례가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증시불안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매를 고려했던 수요마저 전세로 돌아섰다"며 "8.18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가율은 당분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은 보금자리주택 등의 여파로 전세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많아 전세가격이 점차 집값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또 한 차례 전세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전세금 상승이 전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정도의 힘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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