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답보상태에 빠졌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최근 정상화 방안 발표 이후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대형 개발 호재에도 용산 일대 부동산시장은 잠잠하기만 하다. 시장 침체 속에 매기가 끊기면서 가격도 약세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규 분양 역시 건설사들이 공격적이기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시 불지핀 용산역세권 개발..여전히 '거래침체'= 지난 7월 발표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정상화 방안은 건설사들의 사업참여를 유인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사업비만 30조원 규모로 100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이 사업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지지부진했다. 땅값 중도금 2조2000억원 납부가 유예되고 이자도 탕감됐다. 코레일의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 건설사 지급보증 부분 해소 등도 담겼다. 지난 18일 열린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빌딩 시공사 선정 사업설명회에는 시공순위 20대 기업 중 14개 업체가 참여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용산 역세권개발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주변 지역 주택시장은 침체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강로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용산시티파크1단지 전용 114.18㎡는 현재 12억5000만~14억원에 시세가 형성된다. 7월 정상화 방안 발표 때 유지했던 시세가 한달 째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한강로3가 Y중개업소 사장은 "매수세가 생기기보다 앞서 매도하려 했던 분들이 타이밍으로 여기는 것 같다. 다만 급매물로 처분하지는 않으려 해서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중"이라며 "용산지역에 대한 기대치가 있고 가격도 더 이상 내려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팔려 해도 아쉬워하는 경우가 대다수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에서도 용산 일대 주택 거래 부진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서울부동산광장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개발 재개에도 불구하고 용산구 아파트 매매 거래는 여전히 얼어붙었다. 올 3월(109건) 이후 계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2분기(4~6월)에도 각각 71건, 52건 , 46건으로 거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전격적인 정상화 방안이 나온 7월 역시 오히려 41건으로 전달보다 매매 거래량이 줄었다. 8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현재 20건으로 이런 추세라면 전달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을 수도 있다. 개발 사업지 일대인 한강로3가 조차 집을 사고파는 거래가 멈췄다. 정상화방안이 나온 7월부터 8월 중순이 넘은 현재까지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다. 불황 가운데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만 올 초에 계약이 다소 성사됐다. 우림필유 84.99㎡의 경우 1분기 8건의 매매계약 가운데 절반인 4건을 차지한다. 한강로 H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한다는 자체는 이미 오래 된 얘기라 별다른 반응이 없다"며 "사업성이 많이 개선 됐다면 홍보가 더 이뤄졌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특히 사유지 보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부이촌동의 경우 매매가 자취를 감췄다. 이 일대 아파트들은 용산역세권 개발 계획이 발표된 2006년 이래 2008년까지 급격한 매매가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가파르던 집값 상승세가 멈췄다. 거래가 되지 않다보니 제대로 된 시세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서부이촌동 M중개업소 사장은 "입주권 문제 때문에 서부이촌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지분을 사고파는 거래가 사실상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거래도 끊기자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도 생겨났다. 일부 투자 목적으로 들어왔던 경우 팔지 못하고 묶여 있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촌동 G중개업소 사장은 "수 억원씩 낮게 경매로 물건이 나오더라도 받고자 하는 매수자조차 많지 않다"고 전했다. ◇ 신규분양도 대형 개발호재가 전부는 아냐= 용산 일대 신규 분양사업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분양 시기를 늦추는 단지도 적지 않다. KCC건설은 용산구 문배동에 들어설 KCC웰츠타워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예정보다 늦은 10월에 분양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 정상화 방안이 가는 말에 채찍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방향을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한강로 2가 전면3구역에 짓는 주상복합(전용 141~142㎡)도 조합원 협의 등을 위해서 분양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대형 호재는 맞지만 투자에 나서기 전에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센치센터 소장은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이 나와도 개발이 가시화될 때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며 "이미 주변지역 아파트값이 개발 기대감에 꽤 많이 오른 곳도 적지 않은 만큼 적정 시세 여부 등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나기숙 부동산1번지 팀장은 "용산지역은 국제업무지구 등 호재가 될 만한 개발계획이 많이 있다"며 "다만 개발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종료시점이 명확해지면 장기적으로 묶여도 여유 있는 자금으로 투자해서 미래 매매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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