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최근 이건희 회장이 출근하기 전날 글로벌 이슈가 연이어 터지는가 하면 그 사안이 이 회장이 미리 예정해 놓은 계열사 사장단 성격과 일치해 화제다.
이건희 회장
한 번도 아니고 미국신용등급 강등, D램가 폭락에 이어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전화부문 인수까지 벌써 세 번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하지만 삼성에게는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셈이어서 사내외의 관심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9일 이 회장은 예정대로 출근, 금융 계열사 사장단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이 날 회의주제는 삼성미소금융 활성화 방안이었다. 그런데 전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 비상이 걸리고 실물경제로의 전이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던 때였다.삼성 관계자는 “마치 긴급 금융계열사 사장단회의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이 회장에 대한 보고스케줄은 이미 한참 전에 잡혀 있었다”며 “물론,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논의가 포함됐겠지만 핵심주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이어 다음 출근일인 11일에 삼성전자 부품 계열사 사장단 보고를 받았는데 이 날 역시 D램 현물가격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폭락해 전 세계 반도체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운 날이다.16일 역시 마찬가지.이 회장은 오전 9시40분께 평소보다 늦은 출근을 했는데 전일 미국 현지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하필이면 이 날 통신을 포함, 삼성전자 세트부문 사장들의 회장보고가 잡혀 있었다. 결국 외부에는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전화부문 인수에 따른 대책회의로 비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문제는 우연의 일치라고 하더라도 최근 일련의 사태가 삼성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PC용 D램 비중이 30%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D램가격 급락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실물경기로 이전되면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IT는 물론, TV 등 가전부문까지 실적이 쪼그라들 공산이 크다.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공급에 그치지 않고 휴대전화를 생산하게 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시장은 전반적으로 커지겠지만 결국 강력한 경쟁자의 부상을 피할 수는 없다.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연의 일치라고 하더라도 이 회장이 글로벌 이슈에 대해 계열사, 사업부문별로 실시간 보고를 받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며 “사장단이나 실무진들이 대응방안 수립에 속도를 내는 중요한 촉매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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