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직원 기 살리기'용으로 우수 직원에게 '마패'를 선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패는 조선시대 암행어사가 지니고 다니던 권력의 상징으로 외부에 일정을 알리지 않고 현장경영에 매진하고 있는 구 부회장이 직원들의 사기진작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11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으로부터 '마패'를 받은 임직원은 작년 10월 취임 후 총 10여명으로 대부분이 현장 직원이고 임원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부회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장에도 관련 임원들에게조차 일정을 알리지 않고 예고없이 방문해 생산 현장 점검 및 임직원들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구 부회장은 탁월한 실적을 달성했거나 신기술 개발, 획기적인 비용절감 아이디어 등을 낸 직원들을 발견하게 되면 즉석에서 '마패'를 선사하고 있다.구 부회장의 '마패'는 공식적으로 사내 수상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사고과평가에서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LG전자 관계자는 "정기 인사평가 때 수상란에 구 부회장으로부터 '마패'를 받았다는 내용을 적지는 않지만 최고경영자로부터 능력 및 실적 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사들이 일정부분 가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사평가 가점보다도 최고 CEO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해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자부심을 강하게 하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평가다.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의 마패'를 받은 사람이 이를 차후 한 번 정도의 과오를 용서받을 수 있는 '면죄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구 부회장은 어느 누구보다도 상벌을 뚜렷하게 구분짓는 CEO라는 설명이다.'마패'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구 부회장이 '임직원 기 살리기'용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상품권' 즉석 지급이다.마패를 받을 정도로 큰 공로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직원과 만났을 때는 약 100만원의 '상품권'을 주며 즉석에서 포상하는 방식이다. 최근 구 부회장은 한 우수직원에게 '상품권'을 주려고 했지만 마침 이를 가지고 오지 않아 마패를 선사하자 주변 직원들로부터 한 단계 높은 상을 받았다는 부러움을 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구 부회장은 지난 2월 회사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최고 13%, 기본급 기준 평균 5.7% 인상한 것을 비롯, 수시로 전국 사업장에 CEO 피자 등을 보내 임직원들의 사기고취시키며 '인재 최우선'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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