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신용등급 산정 오류내용 공개 거부

SEC에 서한 '등급 결정과 무관한 오류 내용 공개 불필요'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한 오류 내용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앞서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재무부는 미 부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2조달러의 계산 착오가 있다고 주장했다. S&P는 계산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P는 등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실수 내용을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으며 특히 신용등급 강등과 무관한 실수 내역까지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S&P는 이러한 입장을 정리해 지난 8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 통의 서한을 보냈다. 이는 SEC가 지난 5월 신용평가사들에 등급 산정에 오류가 있을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내용을 공개토록 한 것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EC는 지난해 마련된 도드 프랭크 금융감독법안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이 내부 통제와 등급 산정 방식에 대한 내용을 보다 많이 공개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이 위험을 제대로 경고하지 않아 금융위기를 확대시켰으며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S&P의 데븐 샤르마 사장은 SEC에 보낸 서한에서 등급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오류 내역이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고 믿지만 등급 산정에서의 모든 실수 내용을 공개하도록 요구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조달러의 부채 산정 오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샤르마는 SEC가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오류들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SEC가 어떤 형태의 오류가 발생했을 때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지 규정짓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신용평가사의 판단을 SEC가 대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S&P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수정 정책이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됐으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에는 신속하게 반응해 시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소비자연맹(CFA)의 바바라 로퍼 이사는 리먼브러더스, 엔론, 베어스턴스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신평사들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수정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류 부정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며 SEC가 개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퍼는 S&P가 거부하는 것은 더 강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