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세븐일레븐이 3차 가격 인하를 고려중인 가운데 편의점 업계의 가격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경쟁구도나 유통구조를 감안하면 판매가격을 내릴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행대로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초코파이, 오예스 등 8개 품목에 대해 10~19% 상시 할인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차로 소주, 라면, 우유 등 9개 품목을 할인하기 시작한 이후 두 번째 할인이다.두 차례에 걸친 세븐일레븐의 공세적인 가격할인에도 불구하고 업계 1~2위인 훼미리마트, GS25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이들 편의점은 가격 인하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현재 편의점에 책정된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가격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힌 편의점의 한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가격을 내리는 것은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며 "가격인하 정책을 따라갈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점은 저가 경쟁을 하는 유통업태가 아닌 만큼 가격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편의점협회 관계자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고, 소비자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즉시 소비형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운영비가 많이 소요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편의점 업계의 이 같은 대응에는 섣불리 가격 경쟁에 맞불을 놓았다가는 '가격경쟁'이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대형마트와 같은 '10원 단위' 가격 경쟁은 결국 마진을 줄이는 결과밖에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곧 지금의 철옹성 같은 과점 상황을 즐기겠다는 포석인 셈이다.가격할인을 하지 않은 편의점은 이 같은 가격경쟁이 영세한 편의점 점주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반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맹 점주를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85%의 가맹점이 2차 할인에 찬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상시 가격 할인정책을 통해 일평균 방문자수가 500여명에 11명이상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다"며 "방문 고객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출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세븐일레븐은 2차 가격 정책이 안정을 찾으면 추가적인 세 번째 가격인하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 관계자는 "가격인하를 세븐일레븐의 주요 브랜드전략으로 승화시켜, 편의점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소비자 인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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