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칼로리·풍부한 거품으로 기네스 등 절반이 여성 소비자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맥주시장에서 '흑맥주=남성'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흑맥주는 특유의 묵직하고 텁텁한 맛으로 지금까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맥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소비자들이 흑맥주를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흑맥주 '기네스'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년간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 여성 소비자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네스의 평균 남녀 소비자 비율은 8:2 정도인데 국내의 경우 최근 소비자의 절반 정도가 여성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는 유독 국내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디아지오 코리아 측은 이 같은 성장 원인을 흑맥주의 맛뿐만 아니라 일반 맥주보다 칼로리가 낮은 점, 또 맥주 빛깔과 거품을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심미적인 측면이 여성 소비자의 감성적인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영화배우 정우성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고 그를 가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렉티브 필름'을 도입해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 활동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 증대는 물론, 여성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이 같은 현상에 글로벌 본사도 깜짝 놀란 것은 물론, 한국 시장 내에서의 기네스 마케팅 활동 및 성적을 뛰어난 성공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네스의 마케팅 디렉터인 브라이언 더피는 최근 방한해 "한국 시장에서 기네스 맥주가 이뤄낸 성과에 놀라고 있다"며 한국 기네스 관계자들을 칭찬하고 "한국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다른 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기네스 관계자는 "일반 맥주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구수하고 진한 흑맥주 원액의 맛과 부드러운 크림타입의 거품이 여성 소비자들에게 주효했다"면서 "다소 묵직한 바디감 때문에 칼로리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오히려 일반 맥주보다 낮은 편이라 여성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탄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4375만 달러로 5년 전의 205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커졌다.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잠시 줄었던 것을 제외하면 매년 20~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기네스는 수입맥주 시장에서 약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산과 수입산을 합친 흑맥주 시장 규모는 400억원으로 추정된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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