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여력은 충분, 시스템 반도체 시장 통해 스마트·N스크린 선점 포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서소정 기자]반도체 업체 하이닉스의 인수전에 SK텔레콤이 참여한다. 내수·규제 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스마트·N스크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8일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 그룹 내 IT 사업의 역량 강화 등을 위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오늘 중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 제출과 관련한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4년전부터 하이닉스 인수를 고려해왔다. 에너지·통신 등 내수 중심의 사업에서 탈피해 수출 위주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분석이다. 그룹 핵심 사업인 에너지·통신이 정부 규제 사업이다 보니 성장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빈번했고 이에 따라 SK그룹은 포스트 사업 발굴에 매진해왔다. 최근 물가 인상의주범으로 기름값·통신비·교복 등 SK그룹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잇따라 정부에 발목을 잡히면서 신성장동력을 위한 SK그룹의 고민은 더욱 절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정부의 물가인하 압박에 지난 3개월간 휘발유·경유값을 100원 인하하는 손실을 봐온 터라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SK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4년전부터 지금까지 하이닉스를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계속해서 나오며 적극 검토해왔다"면서 "그룹 전체로 봤을때도 시너지 효과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SK측은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SKT와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SKT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시스템 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에 사용되는 씨모스(CMOS, 디지털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를 제어하는 DDI 등의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 N스크린 등 SKT가 추진하는 차세대 스마트 기술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증권가는 인수자금면에서도 SK그룹 계열사 중 SKT가 가장 적격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SKT의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 보유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연간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은 1조원 수준이다. SKT가 하이닉스 인수 지분을 20% 확보한다고 가정할 경우 총 인수비용은 약 3조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명진규 기자 aeon@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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