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투자자, 미국서 홍콩으로 옮겨간다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북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 공매도로 큰 차익을 챙긴 숏셀러(공매도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시장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최근 북미상장 중국기업의 회계부정 및 횡령 문제가 불거지면서 거래정지와 상장 폐지가 잇따르면서 미국 당국이 감사에 나서고 주식을 빌리는 수수료가 높아지는 등 공매도에 나서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기업 숏셀러인 호주 브론테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존 헴프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북미상장 중국 기업 공매도가) 더 이상 쉬운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을 의심하면서 주식을 빌리는 비용이 치솟아 미국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졌다”면서 “홍콩으로 옮기는게 낫다”고 밝혔다. 숏셀러인 엔드류 리프트씨는 “과거에는 기업 주식을 빌리는데 수수료가 연간 1%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7%에서 최대 70%까지 든다”면서 “일부는 100%의 수수료를 원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공매도업체 머티워터스의 카슨 블록 이사도 “최근 미국 시장에서 공매도 하기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100%의 수수료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투자업체 지오 인베스트팅의 단 데이비드 매수담당자는 “지난 8개월간의 거래와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숏셀러들은 홍콩에서 거래되는 중국기업들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데이터 익스플로러스에 따르면 기업이 전체 주식에서 공매도로 빌려준 주식 비율을 나타내는 차입주잔주 비율은 최근 홍콩주식시장 상승한 반면 미국상장 중국기업에서는 최근 피크 때보다 줄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상장 중국기업의 차입주잔주 비율은 5.8%로 두 배 증가했지만 최근 기록한 최고치 6.7%보다 낮아졌다. 홍콩 주식시장에서의 차입잔주는 미국에 비해 낮지만 지난해 말 0.81%에서 최근 1.34%로 올랐다. 미국상장 중국기업들의 부실이 잇따르는 것은 다수의 중국기업들이 현지의 상장기업을 인수해 증시에 들어가는 우회상장 방식을 택해 제대로 된 심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 숏셀러인 카슨 블록이 소유한 시장조사 회사 머디워터스가 캐나다 토론토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최대 벌목업체 시노포리스트가 매출과 자산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회사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올 들어 미국과 캐나다에 상장된 중국 기업 20여개가 상장폐지 되거나 거래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콩 규제당국은 "최근의 (미국상장 중국기업의 부실) 문제들은 미국의 느슨한 상장 규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경우 상장을 위해서는 미국에서는 요청하지 않는 수익 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헴프턴 CIO는 "이는 단지 홍콩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뿐이지 (홍콩시장에도) 부실문제가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차이나포리스트의 문제는 캐나다가 아닌 홍콩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조림업체인 차이나 포리스트리는 최고경영자가 구속되면서 지난 1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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