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 총리.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3일(현지시간)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태국 최대 야당인 푸어 타이당이 정치 경험이 전무하던 잉락 친나왓(44)을 비례대표 1순위 총리 후보로 지명한 이유는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 도피중인 탁신 친나왓(46)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이기 때문이다. 탁신은 1932년 군주제 이후 27명의 총리 중 임기를 채운 유일한 총리로 '포퓰리즘(인기)식 정치'의 대명사로 꼽힌다.탁신은 통신재벌에서 정치가로 변신해 지난 2001년 총리직에 올랐으나, 2006년 친코퍼레이션 주식 매매와 관련한 탈세 혐의로 반대 운동에 부딪혔고 결국 같은 해 9월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 축출됐다.탁신은 재임 중 최저임금의 40%를 인상, 자산 50만 바트 이하 농가 채무자에게 부채를 유예, 부채 경감, 30바트(약 1100원) 의료제 도입 등 파격적인 복지정책으로 극빈층과 서민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그는 처벌을 피해 두바이에 망명중이지만 지금도 극빈층과 서민층들로부터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으며 태국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탁신의 포퓰리즘식 정치에 반대하는 중산층의 목소리도 만만찮다.태국에서는 이른바 '옐로 셔츠'로 불리는 탁신 반대파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와 '레드셔츠'로 불리는 친탁신파 독재반대민주연합전선(UDD)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레드셔츠'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심화되자 정부가 강경 무력진압에 나서 91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탁신의 대리인을 자처해온 잉락이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탁신의 귀환이 점쳐지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선거가 끝난 뒤 여동생에게 총선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 통화에서 "귀국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적절한 시점과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두바이에 망명 중인 탁신 전 총리는 딸 결혼식 참석차 12월에 귀국할 예정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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