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추격에 플랫폼 선점 위해 저가 출시' VS '프리미엄급 여전히 인기 굳이 낼 필요 없다' 의견 분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이 중저가 아이폰을 내놓으며 시장에 또 다시 지각변동을 일으킬까.미국 포천은 27일(미국 현지시간) 도이체방크 크리스 휘트모어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선불 통화 기능을 탑재한 349달러짜리 아이폰4S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아이폰을 개발 중이고 이 중에는 보급형 모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의 추격,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를 통한 수익 극대화 등을 위해 보급형 모델 출시 라인업 확대는 필요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어 향후 애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추격···다급해진 애플=최근 삼성전자를 포함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안드로이드폰 진영은 연합군을 이뤄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급격한 성장세는 애플에는 큰 부담이다. 앤디 루빈 구글 모바일 담당 수석부사장은 28일 안드로이드 기기의 개통 건수가 하루 50만대 이상으로 매주 4.4%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30만대였지만 불과 6개월만에 60% 이상 급증한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39.5%에서 2015년께 45.4%로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 iOS는 같은 기간 15.7%에서 15.3%로 감소할 것이라고 IDC는 예상했다.막대한 콘텐츠 수익도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 출시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0년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액은 17억8300만달러로 전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8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1억300만달러로 점유율이 4.9%에 불과하다.애플로서는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 앱스토어 수익을 늘려나가려는 동인이 충분한 셈이다.◆시기상조라는 지적도=그러나 애플이 빠른 시간 내에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데다가 아직까지는 프리미엄급 시장만 공략해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애플이 내놓은 프리미엄급 아이폰들은 100만원 가까이 하는데도 물량이 없어 판매하지 못할 정도였다.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제조 라인까지 늘려 생산에 나섰지만 넘쳐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태여서 아직 저가형 시장까지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출시 1년이 넘은 아이폰3GS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저가형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보급형을 따로 출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더해 박리다매식으로 판매량을 늘려갈 경우 전량을 외주로 생산하는 애플이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출시되면 충격파 상당···가격 전쟁 불 보듯=저가형 아이폰 출시를 둘러싼 애플의 셈법이 이처럼 복잡한 가운데 소문대로 애플이 오는 9월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는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축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애플이 튼튼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경우 안드로이드폰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가격 경쟁 가열은 후발 업체들에도 큰 부담이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아직 보급형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가격을 내리면 경쟁사들도 줄줄이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애플이 지난 3월 아이패드2를 4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자 삼성전자도 이달초 출시한 갤럭시탭의 가격을 아이패드2보다 30달러 낮춘 469달러에 책정했다.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제품을 가진 업체가 가격 경쟁력까지 앞세운다면 경쟁사들은 당연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제품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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