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MSCI 선진지수 진입 '3수'도 불발로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다.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Barra)사는 시장의 접근성, 외환 자유화 문제, 시세 데이터 조항 등 3가지를 3년째 문제 삼았다.첫 번째 지적 사항인 '접근성 이슈'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크다. 며칠씩 걸리던 외국인 투자등록제도(ID 시스템)를 한국거래소(KRX)가 '몇 시간만'으로 개선했지만, 서양에는 이같은 등록제도가 아예 없다는 점이 계속해서 문제로 남았다. 두 번째 이슈는 '외환 자유화'. 거래소나 증권시장 같은 민간 차원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문제다. 현재 국내에서는 금융사의 업무위탁, 영업, 상품개발 등에 대해 허용 가능한 기준이나 요건만을 나열하는 엄격한 '포지티브규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걸 완전히 자율화할 것인지 여부는 보다 큰 국가 정책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세 번째는 '실시간 시세 데이터의 제공' 문제다.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다. MSCI측은 실시간 시세 데이터를 자신들에게 주지 않는 것을 두고 '반경쟁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속셈은 다르다. 한국 증시 데이터를 사용해 코스피200 같은 지수를 자유롭게 구성한 뒤 관련 상품을 해외에서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RX측은 이를 공짜나 헐값으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평행선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어렵다'는 전망이 일찌감치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결국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당장은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KRX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다우존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세계 4대 지수 중 3대지수가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시공시를 영문으로 서비스한다든가, 환전서비스를 개선하고, 외국인 원화대출이 가능하도록 은행법도 개정했다는 점을 역설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다른 곳들도 다 인정했으니 MSCI도 이젠 인정 하라'는 메시지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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