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프라다, 샘소나이트가 기대 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세계 최대 IPO 시장이라는 명예를 안은 홍콩 주식시장의 열기가 시들해 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이탈리아 명품브랜드 프라다의 IPO 공모가가 39.50홍콩달러로 확정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프라다는 오는 24일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13일~16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17일 IPO 공모가를 확정했다.프라다는 당초 공모가 밴드를 36.5~48홍콩달러로 정해 203억홍콩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16일 오후 늦게 밴드를 39.50~42.25홍콩달러로 변경했다가 17일 공모가를 밴드 하단인 39.50홍콩달러로 확정했다. 4만2300주를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프라다의 조달 자금은 당초 목표치인 203억 보다 한참 줄어든 167억홍콩달러가 된다.IPO 시장에서 '대박'을 기대하고 있던 프라다가 공모가를 낮게 확정한 것은 세금 부담 영향이 크다. 프라다에 투자할 경우 이탈리아에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와 배당금 원천징수세(Dividend withholding tax)를 납부해야 한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홍콩 거주민이 프라다 주식을 살 경우 배당금 원천징수세로 27%를 내야하고, 주식을 팔 경우에는 자본이득세율 12.5%를 납부해야 한다. 보통 주식투자를 할때 자본이득세를 내지 않고 낮은 세금 정책의 혜택을 보고 있던 홍콩 투자자들로서는 이탈리아 세법이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프라다 뿐 아니라 전날 홍콩주식시장에 상장해 첫 거래를 시작한 샘소나이트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샘소나이트는 공모가 14.50홍콩달러 대비 7.72% 하락한 13.38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 가까이 떨어지며 실망스런 데뷔전을 치렀다.증시 전문가들은 기대를 모았던 IPO 새내기 기업들이 실망스런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에 대해 개별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도 공통적으로는 유럽 재정부채 문제가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면서 홍콩 주식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벤 퀑 KGI아시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식 시장 분위기가 안좋아 샘소나이트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투자회사 레드포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케니 탕 이사는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업이 IPO를 할 때에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거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강하게 어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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