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7개 은행과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참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배드뱅크가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불참했다. PF대출이 전혀 없는 한국씨티은행과 시중은행 중 PF대출이 가장 적은 SC제일은행은 그렇다 쳐도 외환은행의 불참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외환은행은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했다 막판에 발을 뺐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9년 국내 첫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 설립 때도 마무리 단계에서 이탈했다. 외환은 PF 대출 규모도 큰 편이다. 3월 말 기준 3조4689억원으로 농협·우리·국민·신한에 이어 5번째다.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도 3835억원으로 하나(2825억원)나 산업(348억원)보다 많다. 그런데도 빠진 이유는 뭘까. PF배드뱅크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환은행 주주와 임원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부실채권은 각 은행이 알아서 정리하면 되는데 왜 여러 은행이 출자해 배드뱅크를 설립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강한 서양과 한국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게 이치다. 개별 은행의 배드뱅크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배드뱅크는 꼭 출자한 은행의 부실채권만 사들이는 것은 아니다. PF사업의 경우 대부분 여러 금융회사가 참여하기에 PF배드뱅크가 외환은행의 부실채권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출자하지 않아도 혜택은 본다는 얘기다. 한국 금융은 지금 PF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사들은 물론 금융회사도 PF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좋은 무대는 배우를 빛나게 한다. 반대로 나쁜 무대에 서면 배우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망가지면 참가자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사회공헌에도 인색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SC제일·한국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용은 2.4%에 그쳤다. 4대 시중은행 평균인 8.5%의 4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전체 은행 평균(6.3%)보다도 훨씬 낮다. 시중·지방은행 중 외환이 2.1%로 꼴찌였고 이어 한국씨티(2.5%), SC제일(3.2%) 등의 순이다. 고객과 사회를 떠나 홀로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 동양은 물론 서양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은행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민규 기자 yushi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