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 음반과 음원 중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대중적인 음악의 기준은 무엇으로 정해야하는 것일까. 최근 KBS <뮤직뱅크>는 순위 집계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발단은 가수 박재범의 노래 ‘Abandoned’가 5월 8일 <뮤직뱅크> 5월 첫째 주 1위를 기록하면서 시작됐다. 박재범은 함께 1위 후보에 올랐던 f(x)보다 디지털 음반부문, 방송 횟수 부문, 시청자 선호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지만 음반 판매 부문에서 크게 앞서 400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컴백 직후 대중에게 얼마 알려지지 않은 곡이 음반 판매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에서 <뮤직뱅크>의 순위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비단 박재범의 1위뿐만 아니라 <뮤직뱅크>는 그동안 음반 판매량이 높고 음원 판매가 낮은 아이돌 그룹이 1위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마다 논란이 되곤 했다. 대다수의 대중이 디지털 음원을 통해 음악을 듣고, 음반은 팬덤의 충성도가 높은 가수들 위주로 팔리는 현실에서 음반 판매량만 높은 가수가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대중 전체의 인기를 반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팬층이 두터운 가수들의 팬들이 음반을 많이 사서 1위를 한다면 결국 프로그램 순위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냐는 반론이 불거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뮤직뱅크> 측은 규정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뮤직뱅크>의 김상호 PD는 “이런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음반판매 비율을 축소하면 음반사들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뮤직뱅크>는 2008년부터 디지털 음원 60%, 시청자 선호도 10%, 음반판매 10%, 방송횟수 20%의 비율로 만든 ‘뮤직뱅크 K-차트’로 순위를 선정해왔다. 이전부터 나름의 원칙을 유지한채 순위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상호 PD는 “음원이 강세라고 해도 음반 판매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음반은 음원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가수와 제작사가 가져가는 몫이 크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관계자는 “음원 수익보다 음반 수익이 더 높다”고 말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높은 음반 판매로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가수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뮤직뱅크>가 지상파의 순위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지상파 순위 프로그램은 음악 산업의 지표뿐만 아니라 대중이 가장 많이 듣고 좋아하는 음악을 반영해야할 필요도 있는 셈이다. 한 때 순위 프로그램 무용론이 나오고, 지금도 <뮤직뱅크>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본격적으로 순위를 매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호 PD는 “음반판매 10% 비율은 2008년부터 정해진 비율로 당시에도 담당자들이 이런 고민을 한 걸로 알고 있으며 섣불리 조정할 수 없다”며 “이런 시스템으로 (5월 13일 방송에서 발표된 5월 둘째 주 순위에서) 임재범 씨처럼 디지털 음원 점수, 시청자 선호 점수를 많이 얻어 1위 후보에 오르는 경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순위 프로그램의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인 셈이다. 사진제공, KBS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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