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닮은 케이블방송..말안 듣자 '철저한 응징'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온미디어에 대한 철저한 응징"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 "간접적 타격실시" 군사작전 문서가 아니다. 케이블방송업체(MSO, 종합유선방송사업)들이 모여 작성한 내무 문서에 사용된 표현들이다. 사연은 이렇다. 전체 가구의 90.3%가 가입한 거대 황금시장인 유료방송 시장에 인터넷TV(IPTV)란 경쟁자가 2008년에 등장했다. 유료방송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위협을 느꼈다.더군다나, 방송용 프로그램을 제작(PP,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프로그램사용료를 받는 사업자)하는 온미디어가 케이블방송 외에 IPTV에도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IPTV에 방송되면 시청자들이 IPTV에 몰릴 거라는 걱정이 들었다.그래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온미디어에 "철저한 응징"을 해 본때를 보여주고 다른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IPTV에 방송 프로그램을 전송하지 못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담합에 관여한 케이블방송 업체의 한 임원은 "PP들에게 IPTV에 가면 SO에게서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2008년 11월의 일이다. 그 결과 온미디어가 보내오는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없애버리거나, 시청자가 적은 고급형 상품에만 넣어버렸다. 이 때문에 티브로드, CJ헬로비전, C&M, HCN, 큐릭스에서 방영되는 온미디어 전체 채널의 시청가입자 수가 9백만명 줄어들었다. 위협만 한 건 아니다. IP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CJ미디어에게서 받아내고 그 대가로 5곳의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250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시장에 공포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PP사업자는 "당시 PP사업자들이 IPTV에 가고 싶어 했는데 온미디어 건으로 IPTV에 가기는 해야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다른 PP사업자 역시 "솔직히 온미디어가 IPTV에 갔다는 이유로 곤란을 겪는 것을 보면서 IPTV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할 수 없겠지요"라고 말했다.케이블방송 업체들이 노렸던 대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청률 상위 40위의 프로그램 제작업체 중 온미디어와 YTN을 제외한 32곳이 IPTV에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IPTV는 볼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는 티브로드, CJ헬로비전, C&M, HCN, 큐릭스에 모두 97억3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죄질이 나쁜 (주)티브로드홀딩스, (주)씨제이헬로비전은 검찰에 고발했다고 15일 밝혔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앞으로 IPTV에도 시청자가 볼 만한 인기채널들이 늘어나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박현준 기자 hjunpar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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