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나금융 이사회 어떤 얘기 나올까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13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긴급 이사회를 연다. 전날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보류하자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자리다. 등기이사들이 모두 모이지만 공식적인 이사회는 아니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발표가 갑작스럽게 나오는 바람에 정식 이사회 소집 절차를 거칠 시간이 없었다는 것. 이날 이사회에서 하나금융은 우선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인수계약 연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법원의 결정을 지켜본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해봐야 된다"며 "한계가 있긴 하지만 (론스타와) 계약 연장을 비롯해서 몇가지 방안을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계약연장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무난히 날 것으로 봤던 하나금융은 계약연장에 대해서는 론스타와 미리 얘기해 놓은 게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어느 일방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게 돼 있으니 서로 좋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하면 하나금융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론스타가 계약연장에 합의해도 기간을 얼마로 정해야 할지 애매하다. 몇 개월 안에 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길게는 2~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은 이번 계약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포기하고 우리금융 인수 등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끝까지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 인수는 검토해 본 적도 없고 문제가 (외환은행 인수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또 지연배상금 및 계약금, 투자자 소송 등의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3월말까지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매월 329억원(주당 100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이미 두달이 지연된 상황이다. 그러나 계약이 완료되지 못한 주된 이유가 매도인(론스타) 측에 있다면 지연배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금융위가 승인을 보류한 이유가 론스타가 연류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 측의 귀책사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계약이 깨질 경우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이미 지급한 계약금 468억원의 반환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의 계약 조항에 따르면 계약 해지의 주된 원인이 매수인(하나금융)에게 있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환급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이 역시 하나금융이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인수 실패로 인한 투자 손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나금융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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