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글로벌 달러가 초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070원대로 회귀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오면서 원화 강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지난달 31일 강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이 무너진 이래 환율은 급속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27일에는 다음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080원까지 내줬으며 이제는 107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이 같은 환율 급락은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된 한편 국내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이 원화에 대한 투자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연준(Fed) 의장이 오는 6월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 이후에도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발언한데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불식되면서 글로벌 달러의 초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듯 한 모습을 보여왔던 정책당국으로서도 더 이상의 급속한 쏠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지난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특별 외환공동검사를 실신한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급락이 역외시장의 투기 거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는 양 기관은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현황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실제로 외환공동검사 이후 시중은행과 외은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단정 지을 수는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검사 결과에 따라 규제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아울러 28일에는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대외차관보)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규제리스크와 당국 개입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최 차관보는 "원화 강세가 일방적이고 빠르다. NDF 시장의 투기적 매도가 심하다. 김치본드(국내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 발행이 외채 증가 원인이다" 등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당국의 개입 의지를 확인시키고 있다.29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최 차관보는 김치본드와 관련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외국계 은행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시장에서는 규제리스크와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에 1070원을 하향 돌파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한 시장 참여자는 "외환시장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인물인 최 차관보가 급속한 환율 하락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국내적으로는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1070원 하향 이탈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당국의 개입과 규제가 속도조절의 의미 이상을 갖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환시에서 내부 요인이 대외 요인을 압도한 경우는 흔지 않았다"며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는 한 원달러 환율이 언젠가는 1070원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채지용 기자 jiyongch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지용 기자 jiyongcha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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