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잇따라 국민들은 불안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이라고 타박할 게 아니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니라고 했다가 더 따져보니 치명적인 결함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늘어나 불안한 것이다. 어제 고리원전 4호기에 전원 공급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직접적인 원인은 현재 예방정비를 위해 가동이 중지된 고리 3호기를 점검하던 기술자의 실수 때문이었다. 고압전선을 건드려 접지(接地ㆍ전류가 땅으로 흐르는 현상)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외부의 전원공급차단기가 열리면서 고리 3, 4호기에 대한 전원 공급이 중단됐다.바로 1차 예비 전력원인 비상발전기가 가동됐다. 고리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4호기 발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고 현재 안정적으로 발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심할 게 아니다. 한 원전 전문가는 "고리 3, 4호기가 하나의 전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한 설계는 안전불감증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른 원전들은 각각 별도의 전선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다. 반면 3호기 전원이 잘못되면 멀쩡한 4호기에도 전력 공급이 끊어지게 된다.더욱이 지난 12일 전기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고리원전 1호기의 경우 당초 한수원은 전원공급 스위치만 교체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김영환 국회의원이 고리원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차단기에 결함이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부품의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1호기에 있는 2대의 비상발전기를 모두 1층에 설치해 침수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설계 결함도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한수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 간에 사전 협의나 정보 교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불안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 원전은 40∼50년 전 것이며 우리는 안전기준이 높아졌을 때 설계돼 안전하다고 했으나 이 말 자체가 공허해졌다. 설계부터 부품까지 치명적인 결함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작은 사고에 '안심하라'는 말만 날리지 말고 설계부터 부품까지 철저히 제대로 점검해 보길 바란다. 대충대충 넘어가다 자칫 대형 사고를 촉발할까 겁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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