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엔터, 조이맥스에 합병 뒤 기현상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상장사가 비상장사 인수를 완료한 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명령을 부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두 번의 정정보고서가 나오면서 피인수사의 예상 매출액은 열흘 만에 두배 이상 급증했다.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중견 게임업체 조이맥스는 지난달 '로스트사가'로 알려진 아이오엔터 지분 100%를 198억원에 인수했다. 그런데 불과 열흘 사이 이 회사의 예상매출액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지난달 24일 처음 인수를 발표하면서 함께 공시한 외부평가기관 의견서에 따르면 수익가치 산정을 위한 올해 아이오엔터 예상 매출액은 32억원이었다. 조이맥스는 지난달 30일 이를 54억원으로 정정했다. 지난 4일에는 예상매출액을 73억원까지 늘려 재정정했다. 열흘 사이에 올해 예상매출액이 2.5배 가까이 급증한 것. 아이오엔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21억원이다.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조이맥스의 아이오엔터 인수건에 대해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수익가치 산정을 위한 예상매출액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소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조이맥스가 두 차례나 정정공시를 한 이유는 아이오엔터 평가방법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유가증권발행및공시규정이 변경됐으나 신영회계법인이 변경전 규정으로 아이오엔터 가치를 평가해 바로 잡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첫 정정공시에서는 수익가치 추정방식이 바뀌었으며, 두번째 정정공시에서는 유사회사와의 비교를 통한 상대가치 추정이 추가됐다.문제는 가치산정 방법이 변경됐다고 예상 매출액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이번에도 회계법인 실수라는 입장이다. 조이맥스 관계자는 "처음 나왔던 보고서 가치평가 부분이 잘못됐다"면서 "회계법인이 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엔터의 매출액이 비수기인 지난 2월에도 7억원에 달했을 만큼 급성장세에 있기 때문에 올해 매출액을 73억원으로 예상한 것이 무리한 추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회사측은 "주력게임 로스트사가가 국내 서비스만을 해오다 지난해 하반기 북미와 대만에 해외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로열티 수익이 크게 늘었다"면서 "올해 일본, 중국 등 5개국에서 추가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일각에서는 평가방법 변경으로 평가액이 줄자 최초 평가액 수준으로 수익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정 매출액을 높여야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수익가치는 자본환원율로 나눠서 구한다. 자본환원율이 높아질수록 수익가치를 적용한 평가액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자본환원률이란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해 현재 자산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개념이다.아이오엔터의 경우 1차 정정공시에 따르면 새롭게 바뀐 규정으로 자본환원율이 4.89%에서 10%로 높아졌지만 예상매출액이 급증하면서 주당 평가액은 5만5937원에서 5만6878원으로 대동소이하게 결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변의 여건이 변하지 않았는데, 예상매출액이 급증한 것에 대해 제대로 설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논리적이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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